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첨단 반도체 사용 없이도 뛰어난 성능의 오픈 소스 AI 모델을 선보이면서 미국 실리콘밸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CNBC는 24일(현지시각) 2023년 설립된 중국의 AI 스타트업 회사가 성능이 떨어지는 반도체 칩을 사용했음에도 뛰어난 성능의 AI 모델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1월 20일 추론 특화 모델 ‘딥시크-R1’을 출시하면서 오픈 AI의 추론 모델인 ‘o1’과 동일한 성능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사가 공개한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R1인 79.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79.2%의 정확도를 보인 o1을 앞서는 수치다.
지난달에는 ‘챗GPT-4o’와 비슷한 성능을 가진 오픈AI ‘딥시크-V3’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딥시크는 V3를 개발하면서 사전 연구와 실험을 제외하고 모델 훈련에 557만6000달러(79억9800만원)를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가 최신 AI 기술을 구축하는 데 투입한 비용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딥시크가 잇달아 놀라운 성능의 모델을 출시하면서 미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딥시크 모델은 테스트-타임 컴퓨팅을 수행하는 추론 오픈 소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것과 슈퍼컴퓨터 효율성이 인상적이다”며 “우리는 중국의 발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을 이미 넘어섰다는 의견도 나왔다. 알렉산더 왕 스케일 AI CEO는 “우리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딥시크가 공개한 모델은 성능이 뛰어나거나 미국 최고 모델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중국이 AI 모델을 훈련하는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보다 훨씬 더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미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로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의 사양을 낮춰 중국용으로 출시한 ‘H1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딥시크의 성과를 보고 중국이 AI에서 미국을 넘어섰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오픈 소스 모델이 독점 모델을 앞질렀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허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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