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앞으로 AI 인프라 부족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마존은 2025년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쯤의 자본 지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AI 관련 데이터센터, 자체 칩, 기타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CEO 앤디 재시는 회사를 AI 리소스의 중심지로 변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하드웨어와 에너지 공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성장이 “불규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최근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의 데이터센터가 부족해 클라우드 매출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부족 현상이 업계 전반에 걸쳐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 수요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9~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관련 데이터센터 용량 수요는 연평균 33%의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15기가와트(GW) 이상의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일반 데이터센터를 크게 상회한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전력 밀도는 랙당 약 4.8kW인 반면, AI 데이터센터의 경우에는 15킬로와트(kW)에 육박한다. 이는 AI 데이터센터가 일반 데이터센터의 3배 이상의 전력을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40%가 전력 가용성으로 인해 운영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2년 대비 최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메타,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4대 빅테크 기업의 2025년 자본 지출 예정 금액은 총 3250억달러(약 471조원)에 달한다. 이는 2024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로 대부분 AI 기술과 데이터센터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2024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88억달러(약 41조)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아마존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경쟁사들과 동일한 데이터센터 용량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력 공급, 칩 생산, 부지 확보 등의 제약 요인으로 인해 AI 데이터센터 부족 현상은 2025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JLL(Jones Lang LaSalle, 글로벌 부동산 투자 기업)의 2025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망 보고서에서는 올해 데이터센터에 1700억달러(약 246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트너의 밥 존슨 부사장(Bob Johnson)은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이 전력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유틸리티 제공업체가 충분히 빠르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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