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내세우며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알짜카드는 단종하고, 연회비가 높은 카드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포석이다.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내세우며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 DALL-E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내세우며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 DALL-E

19일 뱅크샐러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신용카드 74종의 연회비 평균은 17만4581원이다. 2023년 7만원대였던 신용카드 연회비 평균치는 지난해 상반기 처음 10만원 선을 돌파한 이후 지속 상승세다.

프리미엄 카드는 통상 10만원이 넘는 고 연회비 상품을 말한다. 연회비가 비싼 대신 바우처와 높은 포인트 적립률을 제공한다. 바우처는 카드 상품별 약관에 따라 ▲호텔 무료 숙박권 ▲명품 브랜드 바우처 ▲항공사 마일리지 등을 제공한다.

연회비 수익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1조756억원이다. 전년 동기 9852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지난 14일 가맹점 수수료율이 추가 인하됨에 따라 본업인 신용판매 업무가 아닌 카드론, 연회비 수익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소비자에게 실속이 있는 카드는 단종하면서, 신규 신용카드 연회비는 대폭 올리는 전략이 본격화한 것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프리미엄 카드 입문자를 위해 비교적 연회비 문턱이 낮은 상품도 다수 내놓고 있다. 50만원 이상의 연회비로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리미엄 카드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하나카드 제이드, 국민카드 헤리티지, 롯데카드 힐튼 아너스, 신한카드 더베스트 엑스 카드 / 각사
(왼쪽 상단부터) 하나카드 제이드, 국민카드 헤리티지, 롯데카드 힐튼 아너스, 신한카드 더베스트 엑스 카드 / 각사

특히 하나카드 '제이드' 시리즈는 '대중적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제이드 클래식 연회비는 12만원으로 프리미엄 카드 중에서도 저렴한 편에 속한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2월 연회비 15만원 '헤리티지 클래식'을 출시했다. 롯데카드는 올해 초 연회비 50만원 짜리 '힐튼 아너스 아멕스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였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신한카드도 지난 10일 6년 만에 연회비 3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카드 '더 베스트 엑스’를 내놨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꾸준히 프리미엄 카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전체 상품 중 연회비가 15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카드만 15건에 달한다.

반면 단종되는 알짜카드는 급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단종된 카드 수만 총 1154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2년 101종 ▲2023년 458종 ▲2024년 595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알짜카드가 이른바 '체리피커'의 타깃이 되면서 '애물단지'가 된 탓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 카드의 경우 소액 결제 비중이 커 수수료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가 높은 만큼 일정 수준의 소득과 소비력을 갖춘 우량 고객이 많은 데다 연회비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기 위해 결제 실적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