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 (최형두·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정동영·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긴급 인공지능(AI) 전략토론회를 18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2월 12일 'AI 아마겟돈, 대한민국 생존의 열쇠를 찾아라!' 1차 토론회에 이은 2차 토론회이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아마겟돈, AI 유니콘이 미래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황정아 의원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아마겟돈, AI 유니콘이 미래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황정아 의원실

황정아 의원을 비롯한 정동영·최형두·최수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AI 아마겟돈, AI 유니콘이 미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는 ‘딥시크 쇼크’가 촉발한 AI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벤처·스타트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에는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과 김현 야당 간사를 비롯해 박민규·이정헌·조인철·한민수 의원이 참석했고 국민의힘에서는 최형두·최수진 의원이 함께했다. 또 정영범 퓨리오사 AI 상무, 신정규 래블업 대표, 고석태 마인즈앤컴퍼니 대표, 안준모 고려대 교수, 박연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전무(민간·산업), 신용태 소프트웨어중심대학협의회 회장(고등교육)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황정아 의원은 “미국과 중국의 AI 전쟁 속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과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며 “AI 유니콘을 육성하고 AI 국가전략 마련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전문가들의 고견을 예산과 법, 정책으로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정동영 의원은 “국회가 AI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기울이고 있다”며 “지난번 국회 때 과방위에서 AI 인프라 투자에 1조원을 투입하자는 것이 의결됐기에 이번 추가경정예산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과학기술정통부를 과학기술인공지능부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들려오는 만큼 과방위 차원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가 AI 주무 상임 위원회로서 긴급한 AI 전략 마련을 위해 여야 의원들이 힘을 함께 모으겠다”며 “(토론회) 의견을 적극 반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축사에서 “법과 예산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제안해주시면 흘려듣지 않고 반드시 지원할 것은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정영범 퓨리오사 AI 상무가 '미국과 중국의 AI 전쟁 속 AI 유니콘의 전략과 정책 제언'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정영범 상무는 “한국 AI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가지는 동시에 기술 및 자금 조달 등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AI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AI 반도체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자금조달과 산업생태계 조성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AI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금을 확대하고 관련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AI 스타트업 펀드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스타트업의 AI 전환(AX),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신정규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올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국내 스타트업이 AX 와 글로벌시장 진출을 실질적으로 달성하려면 정부 지원이 벤처캐피털(VC)적마인드 즉 신속하고 과감하며 실패를 전제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히 3개월 준비 ·6개월 단기 지원이라는 속도전식 프로그램은 급변하는 AI 시장에 부합하며 스타트업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며 “동시에 유행 창업과 진정한 글로벌 진출 의지를 구분하기 위한 평가 지표를 정교하게 마련하면 더욱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고 정책을 제안했다.

'AI 기술 유니콘 육성을 위한 정책 제언' 발제에 나선 고석태 마인즈컴퍼니 대표는 “최첨단(SOTA) 모델 학습과 추론이 가능하도록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 규모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정책 지원을 통해 GPU 자원을 누구에게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가이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안준모 고려대 교수도 'AI 유니콘 육성을 위한 새로운 혁신정책 방향'에 대한 발제를 이어갔다. 안 교수는 “각 국의 AI 투자전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분리주의와 보호주의 기술 확보 경쟁이 제2기 트럼프 정부에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며 “정부는 단편적 지원보다 데이터, AI 인프라, 인재, 산업생태계를 모두 고려하는 종합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이어 “유럽이 규제중심의 정책(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AI 규제)을 펼치다가 성장동력을 상실했음을 상기하고 이제는 규제보다 진흥정책이 필요할 시점이다”며 “AI 진흥을 위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유니콘 창출 등 AI 강국 도약을 위한 이공계 복원과 인재 육성'을 주제로 민간·산업 분야를 대표해 발제자로 나선 박연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전무는 “유니콘 기업의 증가는 해당 국가의 혁신 성장의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세계 1300여개(2024년 기준) 유니콘 기업 중 1.2%의 비중에 불과하다”며 “유니콘 기업을 대표하는 혁신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2025년 국내 AI 분야에서 부족한 인력은 1만4902명에 달하며 연구 인력의 상당수도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산업계는 중장기적인 AI 인재 양성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재육성 발제의 고등교육 분야를 대표해 발제자로 참여한 신용태 소프트웨어중심대학협의회 회장은 “이공계 학생이 금전적 혜택(장학금·학비 감면), 조기 교육(고교-대학 연계), 취업 보장(산업 연계), 사회적 지원(군 복무 혜택·연봉 개선) 등의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이공계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공계 조기트랙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초·중·고 단계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우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특별한 교육과정과 지원을 제공해이공계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책이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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