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경영인 정기보험 대상 감독행정 이후에도 절판마케팅에 나선 한화생명과 관련된 모집채널을 우선 검사한다고 24일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감독행정 이후에도 절판마케팅을 진행한 보험사 11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뉴스1
금융감독원이 감독행정 이후에도 절판마케팅을 진행한 보험사 11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뉴스1

금감원은 지난해 12월23일 경영인 정기보험 관련 감독행정 이후 31일까지 기존 보험상품 판매실적이 있는 15개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결과 총 11개사에서 절판마케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인 정기보험은 중소기업이 경영인 사망 등에 대비하기 위해 대표이사 등을 피보험자로 가입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보험료는 통상 법인 비용으로 충당한다. 

영업 현장에서는 해당 상품을 높은 환급률과 비용으로 처리해 절세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판매해왔다. 일부 보험설계사의 경우 가입자 친인척을 설계사로 등록하게 해 보험료 일부를 친인척에게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매된 CEO 보험 중 30% 이상이 가족 계약일 것으로 보고 있다.

모니터링 기간에 일평균 계약체결 건수는 327건으로 전달보다 7.9% 상승했지만, 일평균 초회보험료는 11억5390만원으로 전달보다 87.3% 상승했다. 고액 건 위주로 판매를 확대했다는 것이 금감원 판단이다.

특히 한화생명은 해당 기간 업계 전체 판매 규모 32.5%에 달하는 644건을 판매했다. 초회보험료는 22억5200만원이다. 실적 증가율도 전달 일평균 대비 152.3% 상승했다.

신한라이프도 해당 기간 일평균 56건을 판매했다. 초회보험료는 일평균 2억660만원이다. 건수는 64%, 초회보험료 실적은 155.6% 상승했다. KB라이프생명은 같은 기간 일평균 49건을 판매했다. 초회보험료는 일평균 1억8730만원에 달해 일평균 판매건수는 줄었지만, 초회보험료 실적은 38.2% 상승했다.

금감원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절세 효과만을 강조해 보험 가입을 유도하거나 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직접 금전 등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모집 설계사는 실제 입금자를 확인하기 어렵게 가상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대납했다.

경영진 유고 시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위험을 주로 보장하는 상품임에도 피보험자가 경영진이 아닌 주부, 학생 등인 계약도 다수(582건) 확인됐다.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되는 특정 법인을 계약자로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절판마케팅 의심 보험회사를 우선 검사대상으로 선정하고, 상품판매 금지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계약체결일 등을 조작하는 행위에는 사문서 위·변조 혐의로 형사고발 등 적극 조치할 예정이다. 또 절판마케팅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사사례에 대한 감독·검사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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