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이 달 들어 계속 약세다. 최근 두나무를 둘러싼 고강도 세무조사와 금융 당국의 제재심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두나무 주가는 16만1000원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심 발표 전날인 24일 종가 17만7000원 대비 9% 하락했다. 두나무 자체의 악재가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 지연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5일,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8만5000달러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지난달 말 19만2000원까지 올랐던 두나무 주가는 현재까지 16% 하락한 상태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서울 서초구 두나무 본사에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에 25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두나무에 대해 영업 일부 제재 조치를 내리는 등 일주일 새 두 건의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FIU는 ▲신규 고객 대상 영업 일부 정지(3개월) ▲이석우 대표이사 문책 경고 ▲준법감시인 등 직원 9명에 대한 인적 제재 등을 통보했다.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 위반, 고객확인의무 위반, 의심거래 보고의무등을 위반했다는 것이 FIU 설명이다.
두나무는 공식 공지를 통해 "일부 조치 사유 및 제재 수위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경위와 제반 사정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관련 규정에 따른 소명 절차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재가 업비트의 실제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추가적인 규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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