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 CNS(대표 현신균)가 연일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LG그룹의 후광에 힘입어 ‘6조(兆) 대어’로 야심 차게 상장했으나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25%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최저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G CNS의 사업 수주 경쟁력에 따라 반등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LG CNS의 주가는 전날 4만655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6만1900원) 대비 24.8% 하락한 수준으로 매 영업일 바닥을 찍고 있다.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자회사인 LG CNS는 ‘조(兆) 단위 대어’로 꼽히며 지난달 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피어그룹(비교집단)인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 등 경쟁사들의 평가액보다 30% 이상 할인하는 등 보수적인 수준으로 희망공모가를 책정했다.
그러나 LG CNS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9.9% 하락한 5만5800원에 마감하더니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전부터 대기업 계열사가 얼어붙은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을 녹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투자심리 위축만 재차 확고해졌을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LG CNS는 이날(5일) 기관투자자들의 의무 보유 확약(일정 기간 공모주 매도 불가) 물량 56만5854주가 풀린다. 이는 총 발행주식수의 0.6% 수준이다. 최초 의무 보유 확약 해제일이었던 지난달 20일 해제 물량은 총 발행주식수의 0.03%에 불과했지만 전일 대비 1.91% 하락한 가격에 마감했다. 오는 8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166만4147주가 추가로 풀린다는 점과 같은 기간 2대 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 사모(PE)본부의 주식 보호예수기간이 끝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 물량 압박이 더 커질 거라는 분석이다.
LG CNS는 지난해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이 또한 주가를 견인하지는 못 했다. 상장 다음 날인 지난달 6일 LG CNS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6.7% 증가한 5조9826억원, 영업이익이 10.5% 증가한 51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일에만 주가가 소폭 상승한 후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LG CNS가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부진한 주가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LG CNS는 지난달 20일 1주당 1672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지만 2024회계연도에 대한 배당이라 공모주 청약 후 주주가 된 투자자들은 해당하지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G CNS의 주가 부진이 오래 가진 않을 거라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LG CNS가 그룹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 전환(AX)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데다 금융사 인공지능(AI) 사업을 수주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룹사의 주요 사업 성장률에 따라 디지털 전환(DX)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결국 높은 매출·영업이익 성장률과 대외 수주 경쟁력, 높은 배당 성향이 LG CNS의 밸류에이션(가치) 프리미엄의 정당성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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