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2일(현지시각) 립부 탄(Lib-Bu Tan)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회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립부 탄 신임 CEO는 18일부터 기존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 미쉘 존스턴 홀트하우스(Michelle Johnston Holthaus) 공동 임시 CEO의 직무를 이어받는다.

립부 탄 인텔 신임 CEO / 인텔
립부 탄 인텔 신임 CEO / 인텔

립부 탄 CEO는 기술-테크 분야의 오랜 투자자이자, 20년 이상의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경험과 인텔 생태계 전반에 걸쳐 깊은 관계를 맺어온 바 있다. 립부 탄 CEO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스(Cadence Design Systems)의 CEO로 재직하면서 회사의 혁신을 주도했다. 립부 탄 CEO가 케이던스에서 재직하는 동안 케이던스의 매출은 두 배 이상, 주가는 320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또한 립부 탄 CEO는 월든 카탈리스트 벤처스(Walden Catalyst Ventures)의 창립 매니징 파트너이자 월든 인터내셔널(Walden International)의 회장이다. 상장 기업 이사회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 크레도 테크놀로지 그룹(Credo Technology Group)과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의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립부 탄 CEO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에서 물리학 학사,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 원자력 공학 석사, 샌프란시스코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2022년에는 로버트 N. 노이스 상(Robert N. Noyce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립부 탄 신임 CEO가 선임된 이후에도 데이비드 진스너는 계속해서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수석총괄 부사장직을 수행한다. 미쉘 존스턴 홀트하우스는 인텔 프로덕트 그룹의 CEO로서 직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사회 임시 의장을 맡았던 프랭크 D. 이어리(Frank D. Yeary)는 탄의 CEO 취임과 함께 독립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립부 탄 신임 CEO는 "인텔 CEO로 합류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인텔이라는 상징적인 기업에 대해 깊은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으며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새롭게 재구상할 중요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인텔은 강력하고 차별화된 컴퓨팅 플랫폼, 방대한 기존 고객 설치 기반, 공정 기술 로드맵을 재구축하면서 날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탄탄한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인텔 팀 전체가 미래를 대비해 비즈니스를 구축해 온 노력을 기반으로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립부 탄 CEO는 팻 겔싱어 전 CEO가 갑자기 은퇴를 결정한 뒤 유력한 차기 CEO 후보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인텔은 이번 CEO 선임 과정에서 내부 승진과 외부 선임 중 외부 선임에 중심을 두고 새로운 CEO를 찾아 온 바 있다. 립부 탄 CEO는 2024년 8월 인텔의 이사회에서 물러난 이후 7개월여만에 다시 CEO 위치로 이사회에 복귀하게 됐다. 당시에는 립부 탄 CEO와 팻 겔싱어 전 CEO 간 의견 차이로 인해 립부 탄 CEO가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업계에서는 립부 탄 CEO의 선임으로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변화를 예상한다. 기존의 ‘공정 기술 중심’ 파운드리 경쟁에서, 설계 툴 등에서 좀 더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 확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지금까지 인텔 파운드리는 인텔 내부적인 제품 생산이 중심이었던 만큼, 타 파운드리와는 다른 특성과 도구 셋이라는 진입 장벽이 존재했었다.

인텔은 올해 전임 팻 겔싱어 CEO가 제시했던 4년간 5개 노드 개발의 마지막인 ‘18A’ 공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정은 인텔 내부에서는 차세대 클라이언트용 프로세서 ‘팬저 레이크(Panther Lake)’와 E-코어 아키텍처 기반 서버용 프로세서 ‘클리어워터 포레스트(Clearwater Forest)’에 사용될 계획이다. 또한 ‘18A’ 공정은 미국 국방부와의 RAMP-C 프로젝트나 외부 고객들과의 관계에도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지난 CES 2025서 인텔은 이 ‘18A’ 공정을 사용한 ‘팬저 레이크’의 실제 동작 가능한 샘플을 선보이기도 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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