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수 년간 이러한 능력을 잃어 왔다. 이제 인텔은 파운드리와 제품 모두에서 이러한 문화를 되살릴 것이다.”

립부 탄(Lip-Bu Tan) 인텔 CEO는 3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인텔 비전(Intel Vision) 2025’ 행사의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인텔의 기술 및 공정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립부 탄 CEO는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인텔이 ‘엔지니어링 우선’과 ‘고객 중심’을 핵심으로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인텔의 기술에 맞추게 했다면 이제는 인텔이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이와 함께, 제품과 파운드리 모두 인텔의 핵심 가치임을 분명히 하고 양 쪽 모두 ‘고객 중심’으로의 변화를 제시했다. 신제품과 파운드리의 일정에 대해서도 새 공정과 제품 모두 예정대로 하반기에 선보일 것임을 재확인했다.

립부 탄 인텔 CEO / 인텔
립부 탄 인텔 CEO / 인텔

엔지니어링 중심의 인텔 되살리는 여정 시작

립부 탄 CEO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인텔은 여러 가지 고쳐야 할 실책이 있었다. 이를 인정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며 “인텔은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하지만 인텔은 지난 수 년간 이러한 능력을 잃어 왔다. 이제 인텔은 파운드리와 제품 모두에서 이러한 문화를 되살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텔은 업계 전체와 미국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나 자신도 같은 산업군에서 오래 인텔을 봐 왔고, 수 년간 이사회에도 참여했다. 문제를 어떻게 고쳐야 할 지도 알고 있다. 물론 현재 인텔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고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혁신을 도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AI 시대에 컴퓨팅과 반도체 업계의 변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다. 이러한 시대에 립부 탄 CEO는 인텔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의 문화’, ‘핵심 비즈니스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그리고 ‘고객 우선’이라는 핵심 주제를 제시했다. 특히 립부 탄 CEO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고 고객을 위한 여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진정한 파트너’로써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믿음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직 측면에서는 하나의 팀으로써 승리를 위해 움직이는 문화를 만드는 부분을 강조했다. 효율적이고 혁신에 집중해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핸 새로운 조직 구조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자세로 임하는 새로운 아이템의 ‘인큐베이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 말했다.

고객 중심의 ‘소프트웨어 우선’ 제품 전략이 제시됐다. / 인텔
고객 중심의 ‘소프트웨어 우선’ 제품 전략이 제시됐다. / 인텔

제품과 파운드리 양대 축으로 고객 중심의 가치 제안

제품 측면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전략적 접근 자세를 제시했다. 립부 탄 CEO는 “예전의 인텔은 기술이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기술을 만들면 고객이 기술에 맞추는 것이었다”며 “이제는 이 방향이 바뀐다.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해 ‘소프트웨어 우선’ 디자인으로 접근해 고객의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전용 칩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칩 디자인에서도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PC 시장을 위한 차세대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로 선보일 ‘팬서 레이크(Panther Lake)’가 하반기 출시될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립부 탄 CEO는 “팬서 레이크는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사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칩이 제공하는 가치도 더 높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립부 탄 CEO는 “데이터센터용 제품도 성능과 효율, 비용 최적화 등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제온 제품군의 경쟁력 강화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고, 앞으로의 AI 추론 시대에도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시간이다. 실수로부터 배우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는 인텔의 전략에서 양대 핵심 축으로 꼽힌다. 립부 탄 CEO는 “인텔의 강점은 훌륭한 파운드리가 있다는 것”이라며 “인텔 파운드리는 중요한 위치에 있고 인텔은 지속적으로 파운드리 전략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인텔 18A 공정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내부 제품으로는 하반기 선보일 ‘팬서 레이크’와 함께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다. 외부 고객을 위한 첫 테이프아웃도 임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된 인텔 파운드리의 일정 지연과 분리, 매각에 대해 다시금 ‘예정대로’를 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한 파운드리 서비스 전략에서는 ‘고객의 신뢰 확보’를 제시했다. 립부 탄 CEO는 “파운드리 서비스 비즈니스에는 고객의 ‘신뢰’가 중요하다. 모든 고객들의 독특한 칩 디자인을 실제 실리콘에 맞춰 구현하는 데 있어 IP와 설계 도구(EDA)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립부 탄 CEO는 ‘팀워크’와 ‘파트너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립부 탄 CEO는 “인텔은 이제 고객의 기대에 걸맞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다시 ‘엔지니어링 우선’으로 돌아가는 것이 첫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을 만들고 함께 성공을 거두는 여정은 혼자 할 수 없고 모두와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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