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축은행이 지난해 40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업계 연체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저축은행이 39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IT조선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저축은행이 39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IT조선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8.52%로 집계됐다. 전년 말 6.55% 대비 1.9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치솟았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2.81%로 전년 말(8.02%) 대비 4.79%포인트 급등했다. 기타대출 포함 기업대출 연체율은 11.35% 수준이다. 반면 영업을 줄여온 가계대출 연체율은 4.53%로 전년 말(5.01%) 대비 0.48%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66%로 전년 말(7.75%) 대비 2.91%포인트 상승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과 거래자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매각과 상각 등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974억원이다. 전년 말(5758억원 손실)과 비교해 1784억원 개선됐지만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신금리 하향 안정화에 따른 이자비용 축소와,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말 대비 손실규모가 소폭 줄었다. 대손충당금전입액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3조9000억원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2%로 나타났다. 전년 말 14.35% 대비 0.67%포인트 개선됐다. 법정기준 BIS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로 2배 수준이다.

유동성비율은 181.92%로 법정기준 100% 대비 81.92%포인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3.23%로 법정기준 100% 대비 13.23%포인트 각각 초과했다.

지난해 부실채권 매각·상각 규모는 6조원으로 전년 말 3조8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총자산은 12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126조6000억원) 대비 5조7000억원(4.5%) 감소했다.

여신은 97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104조1000억원) 대비 6조2000억원(6.0%) 줄었다. 부실채권 매각·상각과 보수적 여신취급기조 등 영향으로 기업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수신은 102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107조1000억원) 대비 4조9000억원(4.6%) 빠졌다. 여신축소로 인한 신규 자금유치 필요성 저하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중앙회 관계자는“부동산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경·공매와 병행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공동펀드를 조성해 부실 PF대출채권을 관리할 예정”이라며 “저축은행 부실채권(NPL)을 매입 관리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상시적이고 신속한 부실채권 해소 채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