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은 세계 시장을 이끌어가는 브랜드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올해는 이를 바꾸고자 한다. 앞으로의 AI 시대에 클라이언트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고 델은 이에 대응해 복잡한 브랜드 체계를 직관적으로 바꿨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델의 PC시장 전략과 목표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델 테크놀로지스(이하 델)는 올해 초 PC와 디스플레이, 서비스, 액세서리 제품군 전반에서 ‘델’을 앞세운 통합 브랜딩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선보이는 델의 소비자용, 기업용 PC와 주변기기 신제품들은 이러한 새 브랜드 전략이 적용되는 첫 세대다. 델은 PC 제품군 구성에서 지금까지의 ‘인텔 중심’을 넘어 고객에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AMD나 퀄컴, 엔비디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델은 AI PC 시대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델은 단순한 PC 제조사가 아니라 디바이스에서 클라우드,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시장을 이끄는 IT 인프라 제공 회사다. 델의 PC 제품에는 델이 지금까지 AI 영역에서 가진 장점과 경험들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 / 권용만 기자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 / 권용만 기자

브랜드 개편으로 더 명확하게 전달하는 AI PC의 가치

지금까지 서로 겹치던 브랜드 포지셔닝이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단순해졌다. / 권용만 기자
지금까지 서로 겹치던 브랜드 포지셔닝이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단순해졌다. / 권용만 기자

오리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CSG(Client Solutions Group) 총괄 상무는 클라이언트 사업부 전략과 관련해 올해 PC시장의 주요 기회로 ‘AI PC와 ‘윈도10 지원 종료’, ‘고성능 디바이스 선호 증가’ 등을 핵심 요소로 꼽았다. 특히 윈도11 전환에 대해서는 “현재 아시아태평양 시장만도 15억대 이상의 구형 운영체제를 가진 PC가 시장에 있다. 이 중 4억5000만대가 최근 4년 이내에 설치된 것이다. 많은 PC가 윈도11 설치 조건에 미달되며 새 하드웨어와 함께 전환하는 것이 추천된다”고 설명했다.

델은 올해의 중요 화두로 ‘AI PC’와 ‘브랜드 개편’, ‘실리콘 혁신’을 꼽았다. 이 중 ‘AI PC’는 기업의 ‘AI 팩토리’ 환경에서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제시했다. 델의 ‘AI PC’는 AI를 로컬 실행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와 보안, 비용 절감과 에너지 절감 등을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델은 지난 CES 2025서 기존의 다양한 제품군별 브랜드를 ‘델’ 브랜드 중심으로 통합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고, 올해의 신제품부터 이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적용된다. 오리온 상무는 이에 대해 “기존에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 제품군별 중복되는 지점에 대한 정리도 문제였다”며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브랜드는 ‘델’이었고, 새 브랜드 전략은 이 ‘델’을 유지하면서 가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올해 델의 제품군에서 중요한 변화로 꼽는 ‘실리콘 혁신’ 측면에서 델은 올해부터는 AMD와 퀄컴 프로세서 탑재 제품으로 제품군 구성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리온 상무는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리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CSG 총괄 상무 / 권용만 기자
오리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CSG 총괄 상무 / 권용만 기자

새로운 ‘델’ 브랜드, 핵심 브랜드 가치 더 명확하게 드러내

델 테크놀로지스의 새로운 ‘델’ 브랜드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델’ ▲기업용 노트북 브랜드로 ‘델 프로’ ▲워크스테이션 등 고급 사용자를 위한 ‘델 프로 맥스’로 구분된다.  ‘델 프로’는 기존의 ‘래티튜드’ 브랜드를, 델 프로 맥스’는 기존의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 브랜드를 대체한다. 각 등급에서는 엔트리급, 메인스트림급 ‘플러스’, 고급형 ‘프리미엄’ 등으로 나뉜다.

정재욱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필드 프로덕트 마케팅 부장은 기업용 ‘델 프로’ 제품군에 대해 “델 프로 브랜드는 노트북 PC에서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 주변기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포함하며 내장된 보안과 관리 용이성, 지속가능성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델 프로 PC 제품군은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더욱 편리한 관리와 강력한 보안, 지속가능성을 제공해 모든 전문가의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래티튜드’ 브랜드를 대체하는 ‘델 프로 노트북’은 ‘프로’와 ‘프로 플러스’, ‘프로 프리미엄’ 등 세 가지 제품군으로 나뉜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추후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온디바이스 AI 기능과 향상된 배터리 수명을 지원해 강력한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사용자들이 최적의 AI 모델을 찾고 훈련해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도록 돕는 NPU 기반의 ‘델 프로 AI 스튜디오(Dell Pro AI Studio)’ 툴킷도 제공된다.

델 프로 프리미엄 노트북 PC / 권용만 기자
델 프로 프리미엄 노트북 PC / 권용만 기자
델 프로 플러스 노트북 PC와 델 프로 플러스 P1425 포터블 모니터 / 권용만 기자
델 프로 플러스 노트북 PC와 델 프로 플러스 P1425 포터블 모니터 / 권용만 기자

‘델 프로 프리미엄’ 노트북 PC는 최신 기술이 집결된 고급형 제품군으로 13, 14인치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이 선보인다.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한 외관에 가벼운 무게, 미니 LED 백라이트가 적용된 제로 격자 키보드를 갖추고 듀얼 팬 구성으로 성능과 정숙성을 양립한 점 등이 특징이다. 화상회의 편의성을 높이는 ‘협업 터치패드’나 디스플레이의 표현력과 수명을 높인 ‘탠덤(Tandom) OLED’가 옵션으로 마련됐다.

메인스트림 급 ‘델 프로 플러스’ 노트북 PC 제품군은 13, 14, 1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 선보인다. 이 제품군에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나 AMD 라이젠 프로세서 등 다양한 프로세서 옵션을 제공해 선택권을 넓혔다. 다양한 폼팩터와 프로세서를 갖춘 제품들이 ‘단일 바이오스’ 기반으로 사용, 관리될 수 있어 관리 복잡성을 최소화했다. 내구성 측면에서는 손상이 많은 USB-C 포트를 교체하기 쉬운 모듈형으로 만든 설계 등이 눈에 띈다.

기존 ‘프리시전’ 브랜드를 대체하는 ‘델 프로 맥스’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은 곧 출시 예정이다. 14, 16인치 디스플레이 기반 폼팩터에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RTX 프로 GPU가 탑재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극한의 사용환경을 위한 ‘델 프로 러기드’ 제품은 전통적인 ‘클램쉘’ 타입 외에도 ‘태블릿’형 모델이 마련됐다. ‘델 프로 13 러기드’ 모델은 IP65 등급의 방수, 방진 설계와 1.8m 높이에서의 낙하 상황까지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이 특징으로 꼽혔다.

델 프로 데스크톱과 델 프로, 델 올트라샤프 모니터 / 권용만 기자
델 프로 데스크톱과 델 프로, 델 올트라샤프 모니터 / 권용만 기자

출시 예정인 ‘델 프로’ 데스크톱은 성능 향상 뿐만 아니라 AI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타워와 슬림, 마이크로, 올인원까지 다양한 폼팩터가 마련됐다. 주력 모델로는 ‘델 프로 슬림’과 ‘델 프로 슬림 플러스’가 꼽혔는데 최신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나 AMD 라이젠 프로세서, AMD 라데온 외장형 그래픽 등 다양한 구성 옵션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내장 그래픽에서도 옵션 추가로 최대 4개의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띈다.

출시 예정인 ‘델 프로 맥스 타워 T2’도 소개됐다. 이 제품은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프로세서 및 다양한 프로세서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래픽카드 지원에서도 600W 열설계전력(TDP)의 최신 엔비디아 RTX 프로 6000까지 지원 가능한 설계를 갖췄다. 섀시는 기존 27L 부피에서 32L 급으로 소폭 확장됐고 파워 서플라이는 1500W까지 용량이 오른 점 등이 특징이다. 

엔비디아의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을 탑재한 제품도 선보인다. ‘델 프로 맥스 with GB10’은 엔비디아가 선보인 ‘DGX 스파크(Spark)’의 델 버전이다. CPU와 GPU가 통합된 엔비디아의 ‘GB10’ 칩과 128GB LPDDR5x 메모리를 탑재해 대용량 AI 모델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델 프로 맥스 with GB300’은 델 버전 ‘DGX 스튜디오’로,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형 폼팩터에 288GB HBM3e 메모리를 포함해 총 784GB 메모리를 갖춘 ‘GB300 그레이스 블랙웰 울트라 데스크톱 슈퍼칩’이 탑재돼 FP4 기준 20페타플롭스의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델 프로’ 모니터 제품군에서는 프로, 프로 플러스와 ‘울트라샤프(UltraSharp)’ 등 세 가지 라인업이 준비된다. 델은 모니터 브랜드에서 기존의 ‘울트라샤프’ 브랜드를 최상위 제품군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프로 플러스’는 기업용 등에서 다양한 크기로 최대 4K 해상도를 제공한다. ‘프로’에서는 17~27인치급 크기에서 풀HD급 해상도로 비용 효율을 추구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모니터 제품군에서 중요 제품으로는 울트라샤프 U2725QE/U3225QE 제품이 꼽혔다. 이 모니터는 IPS 블랙 패널을 탑재한 4K 디스플레이로, 120Hz 주사율과 99% DCI-P3 색재현율로 전문 크리에이터의 작업 요구까지 충족할 수 있다. 썬더볼트 4 지원 허브를 내장하고 연결된 기기에 USB-PD로 140W 충전을 지원하며 다른 모니터와의 ‘데이지 체인’ 연결도 가능하다. 휴대용 모니터인 ‘델 프로 플러스 P1425’는 USB-C 케이블로 간편하게 연결하고 쉽게 회전시킬 수 있으며 sRGB 100% 색재현율의 훌륭한 표현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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