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꾸준히 하는 한 보험업은 영원한 펀딩이 될 수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보험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김용범 부회장의 사내 영상을 공개, 김 부회장이 갖고 있는 금융업의 본질에 대해 주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부회장은 본질적으로 은행과 증권, 보험이 갖는 업종의 속성은 같다고 봤다. 기본적으로 자기자본을 구축한 이후 부채를 일으켜 투자한 돈보다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모든 업의 공통점이라고 판단해서다.
김용범 부회장은 "사람들은 은행 , 증권, 보험 본질이 다르다 생각하는데 제 관점에서는 똑같다"며 "형태는 같지만 그 안의 속성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각 업종 상황을 빗대어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은행의 경우 낮은 금리로 예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낮은 금리로 예금을 받으면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대출을 일으켜도 이익이 남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증권은 투자가 강점이라고 봤다. 기본적으로 증권업은 소매에서 투자가 어려운 대규모 펀딩을 도매시장에서 채권이나 기업어음(CP)를 발행했을 때 금리를 높게 주고 투자를 하는 구조다. 신용도만 있으면 한번에 수천억원도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의 경우, 들어오는 보험료와 지급해야 할 보험금 사이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책임준비금으로 투자를 한다. 은행과 비교해서 당장 보험료를 모으기는 어렵지만, 한번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뱅크런도 없어 오히려 은행보다 위험 비용이 낮다는 게 김 부회장 논리다.
김 부회장은 "증권사에는 투자가 중요해 투자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어깨에 힘을 주고, 은행에서는 예금 유치를 잘하는 사람들이 힘을 준다"며 "보험은 영업이 어렵다보니 영업하는 사람들이 힘을 주는 구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네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본업 경쟁력 ▲자본 배치 ▲자본 배분 ▲주주와의 소통을 꼽았다.
이중 김 부회장이 강조한 부분은 본업 경쟁력이다. 그는 "증권과 화재 임원들과 얘기할때 한국에서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것은 네 가지 정도로 본다"며 "이중 본업의 경쟁력, 즉 얼마나 똘똘하게 돈을 잘버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두번째로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은 벌어들인 돈을 얼마나 잘쓰는지에 대한 자본 배치의 문제"라며 "숫자로 굳이 얘기하라면 본업 경쟁력과 자본배분의 중요도는 각각 6:4 정도로 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벌어들인 돈을 얼마나 잘쓰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좌우된지만 이를 잘하는 사람은 한국에 몇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본업경쟁력 외에도 자본배치의 문제를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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