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에 휘청이고 있다. 외국인 ‘팔자’에 적극 나섰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관련 대형 기업들의 하락 폭이 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39분 기준 2467.75로 전 거래일 1.52%(38.11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2437.43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한때 2440대가 깨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440대 밑으로 하락한 것은 2월 3일(2437.61) 이후 2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9시 41분 기준 외국인은 3066억원, 기관은 1681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반도체·자동차 등 대형 수출 기업이 특히 약세다. 9시 42분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삼성전자(-2.04%), SK하이닉스(-2.58%), LG에너지솔루션(-4.10%), 현대차(-1.94%), 기아(-2.23%) 등이 전 거래일보다 각각 하락했다. KB금융도 3.23% 하락 중이다.
이 같은 하락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강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주요국에 최대 49% 상호관세를 적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9일부터 시행된다. 주요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한국 25%,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영국 10% 등이다. 이외 나라에도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한다.
환율도 올랐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9시 37분 기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69.00원으로 전날보다 1.50원 올랐다. 관세 충격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충격 여파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경기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경제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자동차 등 주요 수출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베트남을 통한 우회 대미 수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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