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탄핵 찬반 집회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탄핵 집회 초기 급증한 인파에 통신 일부가 끊기는 등 트래픽 과부하 현상을 낳았던 것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사 직원들이 이동형 차량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이동통신사 직원들이 이동형 차량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선고 당일 찬반 시위자 사이에서 격렬한 집회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찰은 3일 이미 서울 전역에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을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선고 당일에는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한 '갑호비상'을 전국에 발령할 예정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역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안국역, 여의도 등 주요 지역 내에서 트래픽 총력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상되는 지역 중심으로 집회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및 기존 장비 사전 최적화와 추가 개통 등을 진행한다. 또 이동기지국 배치를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과 당사 구성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응할 예정이다.

KT는 인구 밀집 예상 지역 통신망 점검을 완료하고 비상상황실 운영 등 네트워크 비상 대응 체계를 수립할 방침이다. 기지국 증설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현장 상황에 따라 이동식 기지국 등을 배치해 대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말부터 광화문 일대, 안국역 인근 등 대규모 집회로 인파가 몰린 곳에 이동기지국, 임시중계기, 발전 장비 등을 설치하고 상주 인력을 배치해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집회를 맞아서도 수시로 트래픽을 모니터링하면서 특이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3~4일 집회에 대비해 통신이 끊기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이전처럼 통신이 끊기는 등 장애가 발생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7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 당시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일부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통신3사가 이동기지국 등을 설치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후 통신3사는 대응 수위를 더 높여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한편 집회가 자주 열리는 광화문에 사옥을 두고 있는 주요 회사들은 3일부터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하며 탄핵 심판에 대응 중이다. 광화문 사옥을 둔 KT는 이날 오후부터 직원들에게 재택을 권고했고 광화문역 인근에 사옥을 둔 LX인터내셔널 역시 이날 전직원 재택 근무 방침을 공지했다. GS건설은 광화문 본사 근무자에 대해 재택 근무를 권고했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4일 선고 당일 재택 근무를 진행한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