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 여파로 뉴욕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도 석 달 만에 2300선으로 주저앉았다. 급락세에 한국거래소는 8개월 만에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를 발동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6분 기준 코스피는 2342.12로 전 거래일 대비 5.00% 하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2300선에 진입한 것은 1월 6일(2386.84)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4.31% 내린 2359.25로 출발해 4~5%대 하락률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별로 보면 9시 38분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4936억원을 팔아치우며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관도 2955억원 순매도했다. 그간 하락장을 방어했던 연기금 등도 318억원 순매도 중이다. 개인이 홀로 7570억원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전멸했다. 9시 38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98%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SK하이닉스가 6.64%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이어 KB금융 –6.44%, 셀트리온 –5.81%, 현대차 –5.68%, 기아 –5.46%, 삼성바이오로직스 –5.05%, 삼성전자 –4.10%, NAVER –3.64%, LG에너지솔루션 –2.28% 등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 같은 하락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후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을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는 상호관세 발표 이후 이틀간 6조6000억달러(약 9646조원) 증발했다. 이 기간 미국 주요 주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0.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은 9.3%, 나스닥은 11.4% 각각 폭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거래일간 S&P500, 나스닥의 연쇄 폭락 충격을 받은 만큼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 0.83배 레벨에서 하방 경직성을 구축한 국내증시도 장 개시 이후 일시적인 주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급락세에 거래소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란 증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요소로 선물시장의 급등락에 따른 현물시장의 혼란을 막을 때에 발동된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주식시장의 매매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발동 요건은 코스피의 경우 전일 종가에 대비해 5% 이상 등락가가 1분 이상 계속될 때다. 코스피에서는 작년 8월 5일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 다음 날엔 급등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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