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강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 도입이 그 일환이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KT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을 자사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GPUaaS는 GPU 하드웨어를 기업이 직접 구매할 필요 없이 빌려 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KT클라우드는 자사 GPUaaS 서비스에 엔비디아 H100을 사용하고 있다. 3분기에는 H200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 H 시리즈 후속 제품인 블랙웰을 도입함으로써 AX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블랙웰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처리할 때 H100보다 추론 속도가 최대 약 4~5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하반기 2개 AI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열고 AX 사업을 한층 키울 방침이다. 경북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가산 데이터센터를 조만간 준공해 하반기 안에 운영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2곳이 문을 열면 KT클라우드 전국 데이터센터는 총 16곳으로 늘어난다.
SK텔레콤도 데이터센터용 GPU로 블랙웰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도입 시기는 2~3분기로 추정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말 정기 주주총회서 “엔비디아 H200보다는 블랙웰 효율성이 더 높아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으로 지금 주문하면 4개월 내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바탕으로 GPUaaS(서비스형 GPU)와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신 GPU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AX 사업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사의 AI 인프라 사업이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통신사가 운영하는 AI 인프라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올해 1조6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한 데 이어 내년에도 약 18%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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