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연내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 대신 차세대 GPU인 '블랙웰' 도입을 추진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6일 주주총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6일 주주총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2~3분기 정도에 블랙웰 GPU를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애초 SK텔레콤은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에 엔비디아 H200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보류했다. 엔비디아 제품 교체 주기가 빨라지며 신제품이 아닌 H200을 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저희는 서비스형 GPU(GPUaaS) 쪽에 엔비디아 GPU H100을 이미 도입했고 엔비디아 H200보다는 블랙웰 효율성이 더 높아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으로 지금 주문하면 4개월 내 설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유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장려금 담합 관련 과징금 처분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공유했다. 그는 "(공정위 의결서를) 아직 안 받았다"며 "받으면 (행정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3월 12일 이동통신 3사에 판매장려금을 담합한 혐의로 총 1140억2600만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SK텔레콤 426억6200만원, LG유플러스 383억3400만원, KT 330억2900만원 순이다.

유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투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단순 투자가 아니라 전략적 계획이 있는 투자다"며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전략적 제휴 효과를 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AI컴퓨팅센터 입찰 참여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나 알다시피 복잡한 조건들이 있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조건이 무난하게 풀리면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확정된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 후 통신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이 (10여년 전인) 단통법 도입 시기와 많이 다르다"며 "단말기 출고가가 지속 상승하고 고객 단말기 교체 주기도 길어졌다"며 "전체적인 시장 환경이 안정되면서 시장 규모도 줄었다"고 했다.

그는 "법 폐지 후 시장 경쟁 과열 움직임은 없었다"며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세부 시행령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