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3월 2조8000억원 어치의 아이폰을 인도에서 공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부과를 발표하기 직전으로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특히 애플은 이를 위해 인도 제조 공장에서 미국으로 화물 전세기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일본 IT미디어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 내 주요 공급업체인 폭스콘과 타타로부터 약 20억달러(2조8600억원) 규모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공급받았다. 이는 약 600톤 규모로 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1~2월 수출액을 합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기간 폭스콘은 13억1000만달러(1조8700억원) 규모의 아이폰을 수출했다. 수출 제품에는 아이폰13, 14, 16, 16e 모델이 포함됐다. 폭스콘의 올해 인도발 미국 수출총액은 53억달러(약 7조5700억원)에 이른다.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같은 기간 6억1200만달러(약 8700억원)어치의 아이폰을 수출했다. 이는 전달 대비 약 63% 증가한 수치다. 아이폰15, 16이 수출 모델에 포함됐다.
애플의 조치는 트럼프 관세 영향이 커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과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고, 4월 2일에는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산은 26%, 중국산은 145%에 달했다. 즉 애플은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했다.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로이터통신은 "배송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애플은 인도공항 당국에 로비를 해 타밀나두 주 남부에 있는 첸나이 공항에서 통관에 필요한 시간을 30시간에서 6시간 줄이도록 했다"며 "최소 6대 화물기가 작전에 사용됐는데 한 소식통은 이를 관세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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