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순항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고객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같은 호실적은 빛이 바랜 모습이다. 

SK텔레콤 사옥. / SK텔레콤
SK텔레콤 사옥. / SK텔레콤

SK텔레콤은 연결 기준 2025년 1분기 매출 4조4537억원, 영업이익 5674억원, 당기순이익 3616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은 인공지능 전환(AIX), 데이터 센터 등 인공지능(AI) 사업 및 유선 사업의 성장을 이뤘으나 지난해 단행된 일부 자회사 매각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AI 데이터센터(DC), AIX중심의 AI사업 성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1분기 AI DC 사업은 데이터 센터 용량 및 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11.1% 성장한 1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분기당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성장 사업으로 자리매김 한 AI DC사업은 중장기적으로 하이퍼스케일급 AI DC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AIX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7.2% 성장한 45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클라우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AI 마케팅 신규 수주 확대 등으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에이닷 비즈(A. Biz)는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르면 상반기 중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AI 서비스 영역 역시 에이닷(A.) 누적 가입자 900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향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스터(Aster)는 3월말 미국에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지속 개선해 올 하반기 정식 론칭에 나설 예정이다.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고객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SK텔레콤을 향해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정신적 피해 보상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종합적인 검토 후 결정한다며 판단을 유보 중이다.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 검토 등으로 SK텔레콤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총 가입자 2500만명(알뜰폰 포함)에게 1인당 10만원씩 피해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했을 때 SK텔레콤은 약 2500억원을 지출해야 한다. 여기에 위약금 면제 등으로 인해 추가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사고 이전 기본적인 백신 설치와 암호화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며 평소 보안 체계 방비에 소홀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5월 8일 "유출 경로로 지목된 SK텔레콤의 일부 시스템에는 악성 프로그램 차단용 보안 소프트웨어(백신)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노종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은 같은 날 열린 SK텔레콤 해킹 관련 청문회에서 "SK텔레콤만 유심 비밀번호에 해당하는 인증키를 암호화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회사 측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 시스템인 비정상인증차단(FDS·Fraud Detection System)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으며 적용 가능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완료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희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를 시행 중이며 11일 기준 총 147만명의 고객이 교체를 완료했다.

SK텔레콤은 외부 전문가와 고객이 참여하는 '고객 신뢰회복 위원회'를 구성하고 보안 체계와 고객 보호 강화 방안을 지속 마련하는 등 고객 신뢰회복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 위약금 문제는 향후 통신시장 점유율과도 연결되는 이슈인 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