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지난해 해외 점포를 운영하며 4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1년 새 2.5배 늘어난 규모다. 현지법인의 트레이딩 업무 이익 증가 등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15곳이 운영 중인 70개 현지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억7220만달러(약 4002억원)로  전년동기(1억650만달러) 대비 155.5% 증가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조선DB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15곳이 운영 중인 70개 현지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억7220만달러(약 4002억원)로  전년동기(1억650만달러) 대비 155.5% 증가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조선DB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15곳이 운영 중인 70개 현지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억7220만달러(약 4002억원)로 이들 증권사 전체 순이익의 7.3%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1억650만달러)과 비교해 155.5% 증가한 규모다. 채권중개, 상장지수펀드(ETF) 등 트레이딩 업무 이익이 증가한 것에 주로 기인했다는 평가다. 

70개 현지법인 중 38사인 54.3%가 이익을 시현했고 32개사는 손실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홍콩·베트남 등 10개국에서는 2억9350만달러 이익을 거뒀으나 영국·태국·중국·싱가포르·미얀마 등 5개국에서는 2120만달러 손실을 봤다.

금감원은 “미국‧홍콩‧베트남 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이익 시현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으나 최근 인도 등 신흥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유럽 등 선진국에도 점포를 신설하는 등 진출지역 다변화를 도모 중”이라고 평가했다.

재무도 탄탄했다. 현지법인 70개 점포의 자기자본은 81억4000만달러(12조원)로 증권사 15곳 자기자본의 18.5%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 등 이익잉여금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말 대비 5.6%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자산총계도 이들 증권사 자산총계의 8.9% 수준인 342억8000만달러(50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말 대비로는 9.7%인 37억달러(5조4000억원) 감소했다.

증권회사 해외점포 국가별 손익 현황. / 금융감독원
증권회사 해외점포 국가별 손익 현황. / 금융감독원

증권사별 해외점포 현황을 보면 15개 증권사는 15개국에 70개 점포와 10개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작년 중 10개 해외점포(현지법인)가 신설되고 3개 해외점포가 폐쇄돼 7개 점포가 순증가했다. 회사별로 ▲미래에셋증권 22개 ▲한국투자증권 11개 ▲NH투자증권 8개 ▲KB증권 6개 ▲신한투자증권 5개 ▲삼성증권 5개 ▲다올투자증권 4개 ▲대신증권 3개 등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점포가 58개(전체 72.5%)로 가장 많았고 미국(14개), 영국(6개), 그리스(1개), 브라질(1개)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중국과 홍콩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지난해 인도 진출 확대에 따라 아시아 내 점포 분포는 다변화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해외 진출 관련 애로사항 및 금융당국 건의사항 청취 등을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최근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 대외 변동성 확대로 영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잠재리스크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