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전월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우량채 일반회사채의 발행 증가 폭이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30조4285억원으로 전월(21조3478억원) 대비 9조807억원(42.5%) 증가했다. / 뉴스1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30조4285억원으로 전월(21조3478억원) 대비 9조807억원(42.5%) 증가했다. / 뉴스1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30조4285억원으로 전월(21조3478억원) 대비 9조807억원(42.5%) 증가했다.

금감원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일반회사채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반회사채 규모는 8조8830억원으로 전월(4조2020억원) 대비 4조6810억원(111.4%) 늘었다. 차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91.8%에서 86.9%로 하락하고 운영 목적 발행 비중은 8.2%에서 12.6%로 상승했다. 신용등급별로는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비중은 78.3%에서 70.8%로 하락하고 A등급 회사채 발행 비중은 18.4%에서 28.0%로 급등했다. 

금융채 발행은 전월(15조2259억원)보다 4조7403억원(31.1%) 증가한 19조966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채 9500억원(증감률 –13.6%) ▲은행채 7조7852억원(142.8%) ▲기타금융채 11조2310억원(2.8%) 수준이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은 1조5793억원으로 전월(1조9199억원) 대비 3046억원(17.7%) 감소했다. 잔액 규모로 보면 4월 말 기준 전체 회사채 잔액은 713조6966억원으로 전월 말(704조6800억원) 대비 9조166억원(1.3%) 늘어났다.

회사채 발행 월별 추이. / 금융감독원
회사채 발행 월별 추이. / 금융감독원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3734억원으로 전월(4690억원) 대비 957억원(20.4%) 감소했다. 지난해 9월(1111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모두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IPO는 909억원(5건)으로 전월(1689억원, 8건) 대비 780억원(46.2%) 감소했고 유상증자는 2825억원(1건)으로 전월(3002억원, 6건) 대비 177억원(5.9%) 줄어들었다.

금감원은 “IPO는 중소형 위주로 진행됐고 건수와 건당 규모 모두 전월 대비 다소 감소했다”며 “유상증자 건수도 미국 관세발(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기업어음(CP) 발행 금액은 45조9903억원으로 전달(29조1500억원) 대비 16조8403억원(57.8%) 증가했고 단기사채는 93조6781억원으로 전월(89조6798억원) 대비 3조9982억원(4.5%) 늘어났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