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자금 조달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원화·외화 유동성 등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고 유상증자 중점심사를 통해 자금 조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후 이복현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으나 성장 전망이 하향하고 물가 전망은 상향하는 등 미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내 경기민감·수출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 원장은 “내달 2일 무역관행 보고서 및 상호관세 발표를 기점으로 통상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 국내외 경제·시장 상황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금융·정책 변화와 홈플러스 사태, 부동산 등 국내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점검·관리하면서 기업들이 혁신성장, 사업재편, 불황극복 등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금융사에 원화·외화 유동성 및 주식, 채권, 단기자금 등 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기업과 소통해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중점심사를 통해 자금 조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미국의 산업별 관세·보조금 정책변경, 산업별 사이클 변화 등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한 지원이 적기에 이뤄지도록 관계부처와 공조를 강화하고 금융권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 등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및 투자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시장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도 전했다.
이 원장은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도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CP(기업어음) 발행은 원활하고 금리도 안정적”이라며 “경기둔화 또는 홈플러스 사태 등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일시적 자금부족 등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점검하며 관계기관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가계대출 추이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지역별 주택담보대출 신청‧승인건수 등 선행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다주택자 주택구입·갭투자 등 투기적 요소가 차단될 수 있도록 금융사의 자율관리 조치 강화 등을 지도하고 1분기 자체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초과하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개별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초과원인 점검 및 관리계획 준수 등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금융위원회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1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의결한 것과 관련해선 “중소금융업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가운데 추가적인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전성·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해 시장 신뢰를 제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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