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의 수수료 체계를 대폭 개편한다. 기존의 유입 수수료를 폐지하고, 거래 기반의 판매 수수료를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한다. 이는 네이버가 입점사 풀을 확대하고,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의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6월 2일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이에 기존 유입 수수료는 사라지고 판매 금액 기준으로 부과되는 판매 수수료가 적용된다. 새 수수료율은 최저 0.91%에서 최대 3.64%로 책정됐다.
네이버 커머스 정책에 따르면 AI 기반 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내에서 발생한 거래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 2.73%, 브랜드스토어 판매자에 3.64%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반면, 판매자가 SNS 등 자체 마케팅을 통해 외부 이용자를 유입시켜 구매까지 이어질 경우 수수료는 각각 0.91%와 1.82%로 낮아진다.
기존 유입 수수료가 약 2%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부에서는 실질적인 수수료 인상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부 전문관 수수료는 오히려 인하됐고, 기술 솔루션 패키지를 무상 제공하는 등 구조 전반이 개선됐다”며 “판매 방식에 따라 실질 수수료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네이버가 검색 중심의 쇼핑 서비스에서 ‘추천 기반’ 쇼핑 플랫폼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쿠팡과는 다른 전략을 추구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저렴한 수수료를 바탕으로 자사 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노리고 있다. 스마트스토어의 입점 판매자는 2023년 7월 기준으로 57만 명에 달하며, 네이버는 낮은 진입 장벽과 자연 유입의 강점을 기반으로 초기 창업자와 소규모 판매자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쿠팡은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로켓배송과 높은 구매 전환율을 자랑하는 등 단기간 고매출을 원하는 판매자에게 유리한 플랫폼이다. 하지만 쿠팡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에서는 상품 카테고리별로 수수료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4%~10.9% 사이의 수수료가 책정되며, 직매입 형태의 로켓배송은 더 높은 수수료가 부과된다.
네이버가 컬리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큰 기대점이다. 네이버는 쿠팡에 대항하기 위한 전선을 구축하면서, 신선식품 강자인 컬리와 제휴를 선언해 약점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컬리의 입점 방식이 제휴몰 형태일지, 온플랫폼 형태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협력 방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 중이며, 하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일부에서 언급된 지분 인수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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