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보복을 거론하면서 무역전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조선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조선DB

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5월 31일(이하 현지시각) 이메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철강 수입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보복 조치를 언급했다.

대변인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위한 EU의 대응 조치에 대해 보류 상태를 거론하며 “EU는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또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EU의 기존 조치와 더불어 추가 조치는 오는 7월 14일부터 자동 발효될 것이다”며 “상황에 따라 더 일찍 발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인상 결정에 대해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대서양 양측의 소비자와 기업에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30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US스틸 공장에서 철강 관세에 대한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게 돼 큰 영광이다”며 “6월 4일 수요일부터 시행된다”고 말했다. 당초 그는 올해 3월 12일부터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추가 관세 부과 발표로 글로벌 철강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유럽 철강산업의 경우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800억유로(120조원)가량을 기여한다. EU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는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대미 수출국이다.

케르슈틴 마리아 리펠 독일 철강산업협회 회장은 독일 dpa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철강 수입 관세 인상은 대서양 횡단 무역 갈등의 새로운 고조를 뜻한다”며 “50% 관세는 우리 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