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연례 최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가장 실망스러운 행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개발자들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신제품 대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다. 특히 AI 기술과 관련해 애플은 기능 개선에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혀 실망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6월 9일(현지시각)부터 13일까지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 애플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6월 9일(현지시각)부터 13일까지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 애플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WWDC 2025를 개최했다. WWDC는 애플이 매년 6월쯤 개최하는 대규모 개발자 회의로 기조연설에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기술 발표가 이뤄진다. 또 새로운 디바이스와 개발 로드맵 등이 발표된다. 

이날 애플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인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를 공개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애플 기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리퀴드 글래스는 투명한 인터페이스에 배경의 콘텐츠가 그대로 보인다. 또 물이 흐르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의 조작이 이뤄진다.

애플은 또 모든 OS에 사용되는 버전 이름을 연도로 통일한다. 이번에 공개된 iOS는 iOS26으로 통일된다. 와치OS, tvOS 등도 모두 26이라는 버전이름을 사용한다.

또 애플은 생성형 AI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을 확대키로 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에 다양한 앱을 추가하고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다양한 애플 기기 내에서 동작하는 AI 기능을 서드파티 앱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AI가 이미지를 인식하는 ‘비주얼 인텔리전스’가 아이폰 스크린에 확장돼 스크린을 캡처한 후 이를 AI가 인식해 검색 할 수 있다. 일정을 자동으로 추가하는 등 지시도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대화내용을 다른 언어로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AI 통역기능도 추가된다. 애플은 이밖에도 통합형 게임허브 '게임즈 앱'을 발표하며 모바일 게임 전략을 강화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WWDC 행사와 관련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이 시리 AI 기능 향상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발표가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이 이유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애플 인텔리전스 기술을 개발자들에게 개방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시리의 가상 비서 향상과 같은 특정 기능을 개선하는 데 추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베스팅닷컴은 이번 행사와 관련해 애플 분석가 댄 아이브스를 인용해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또 블룸버그는 “애플 내부에서 이번 WWDC가 AI 측면에서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애플은 내년을 기점으로 AI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AI 경쟁은 매달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더 과감하고 신속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 지적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