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구입 수요가 확대될 것입니다. 앞으로 투자 수요 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늘고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동 등이 발생하기 보다 동일 지역에서 새 아파트, 더 좋은 아파트로 이동 사례가 부동산 시장에서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FKI플라자에서 열린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 참석해 부동산 시장 분석·전망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다. / IT조선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FKI플라자에서 열린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 참석해 부동산 시장 분석·전망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다. / IT조선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FKI플라자에서 열린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 참석해 부동산 시장 분석·전망 데이터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이날 행사에서 ▲부동산 시장 흐름 ▲부동산 데이터로 본 시장 이슈 ▲부동산 시장 전망 등 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미국 관세 장벽 등 불확실성을 우선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1986년부터 데이터를 봤을 때 지속 우상향 하다가 2020년부터 급상승 하는 모습 보이고 있고 2022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횡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이를 소비자 물가지수와 연동해 분석했다. 그는 “1986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전국 주택 가격은 물가 보다 하향하고 있다”며 “하지만 2020년 초 시기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물가 상승 보다 주택 가격 상승이 훨씬 높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주택 시장의 흐름을 ▲혼조세 ▲초양극화 ▲거래 침체 등 3가지로 나눴다.

혼조세에 대해선 주간 단위 전국 변동 폭을 제시하며 “전국은 상승과 하락이 혼조세가 명확하지만 서울의 경우 하락세가 조금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천 지역의 경우 한 번도 내린 적 없는 시장이다”며 “최근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은 세종인데 행정수도 이슈가 있을 때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양극화와 관련해선 서울의 연도별 매매가 흐름을 제시하면서 “같은 지역 내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 보인다”며 “강남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만 강북 일부 지역은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지역 역시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시장은 이처럼 현재 최고가 아파트들의 우상향하는 모습이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침체에 대해선 “최근 3년간 거래량이 과거 평균 대비 약 70% 수준이다”며 “서울 부동산 시장의 경우 거래 없이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지속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부동산 데이터로 본 시장 이슈에 대한 설명에서도 공급 부족을 가장 먼저 짚었다. 그는 분양 물량, 입주 물량 그래프를 제시하며 “2021년 분양 물량이 가장 낮았지만 입주 물량은 2023년 최저치를 보인 뒤 조금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인허가와 착공 분양이 올해 들어 굉장히 감소하고 있다”며 “문제는 현재가 아니라 3년 뒤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 현재 주택 구입 판단에 중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고령화 사회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일본과 비교해 한국이 65세 인구 고용률이 굉장히 높다”며 “이는 어떻게 보면 현재 주택 시장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주택 가격 적정성을 설명하면서 KB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부자 수를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부자 수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5만명에서 45만명으로 10만명가량의 늘었다”며 “이 사이 강남 서초 송파 세 지역의 아파트 세대 수는 통계청 기준 4만호 정도 늘어났다”고 했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아파트 공급이 부자 증가세 보다 적어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그는 최근 부자 보고서를 거론하며 부자들의 중장기적 투자 유형으로 부동산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똘똘한 내 집이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며 “스포츠 스타, K-팝 아이돌, 가상화폐 투자 등 부의 형태가 많이 달라지면서 주택 시장 트렌드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상승 요인으로 기준 금리 인하, 통화 유동성 확대를 짚었다. 또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격 모두 상승할 것이란 기대 심리가 확대된다고 했다. 전세와 부동산 정책으로는 수도권 전세가 상승과 매물 부족에 따른 매매 전환 압박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락 요인으로 오는 2030년 전후 잠재성장률의 마이너스 전환 전망 등 경제성장률 침체가 지속되고 지방 미분양 주택의 지속적 확대 등을 꼽았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