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인공지능(AI) 경쟁력 회복을 위해 애플, 구글, 케이던스 등에서 경력을 쌓은 반도체 베테랑들을 새 기술 책임자로 영입했다. 3월 취임한 립 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한 조직 쇄신의 일환이다.
인텔은 19일(현지시각) 스리니바산 아이옝가(Srinivasan Iyengar), 장 디디에 알레그루치(Jean-Didier Allegrucci), 샤일렌드라 데사이(Shailendra Desai) 등 3명을 핵심 기술직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함께 발표된 인사에서 그렉 언스트(Greg Ernst) 영업 총괄은 최고매출책임자(CRO)로 승진했다.
앞서 탄 CEO는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엔지니어링 역량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인력 감축과 중간관리직 축소 등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인텔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한때 업계를 주도했던 인텔은 현재 엔비디아에 밀려 AI 칩 경쟁에서 뒤처졌다. 대형 반도체 생산공장을 다수 보유한 인텔로선, 고객 기반 확대도 시급한 과제다.
언스트 신임 CRO 는 20년 이상 인텔에서 근무하며 영업과 제품개발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향후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를 진두지휘한다.
아이옝가는 케이던스 출신으로, 인텔 내 ‘고객 엔지니어링 전문조직(Customer Engineering Center of Excellence)’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으로 탄 CEO에게 직속 보고한다. 케이던스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탄 CEO가 10년 넘게 이끈 회사다.
알레그루치는 AI용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담당한다. 그는 애플에서 17년간 30개 이상의 칩을 설계했고, 최근까지 AI 스타트업 '레인AI(Rain AI)'에 몸담았다. 애플은 최근 맥 제품군의 프로세서를 인텔에서 자체 칩으로 전면 교체했다.
구글 출신인 데사이는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을 이끈다. 2021년 자신의 스타트업 '프로비노 테크놀로지스'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실리콘 설계를 총괄했고 이번에 인텔로 자리를 옮겼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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