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최대 1조달러(약 137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 소프트뱅크그룹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각) 손 회장이 '프로젝트 크리스털 랜드'라는 코드명이 붙은 해당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애리조나주에 중국 광둥성 선전과 같은 대규모 제조업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올해 67세인 손 회장의 사업 경력에서 가장 야심찬 시도다"라고 평가했다. 또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산업단지에 AI 기반 산업용 로봇 생산라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TSMC가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손 회장이 TSMC에 어떤 부분을 요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TSMC의 합류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TSMC는 이미 미국에 1650억달러(약 226조원)를 투자할 계획을 세운 데다가 애리조나 주에 세운 첫 번째 공장에서는 대량 생산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또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술 기업에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의 산업단지 합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와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들은 소프트뱅크 측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미국 연방·주 정부 관계자들과 산업단지에 들어오는 기업들의 세제 혜택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미국 제조업 부흥 정책과 맞아떨어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미국의 AI 및 반도체 제조 역량을 크게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