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블루카본’ 복원 사업에 힘을 싣는다. 양사는 각각 베트남과 국내 여수를 무대로 맹그로브 숲과 잘피 서식지 복원에 적극 나섰다. 이들 기업의 ESG 경영은 바다 생태계 회복뿐 아니라 탄소흡수원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짜빈성 지역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이 맹그로브 묘목을 심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베트남 짜빈성 지역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이 맹그로브 묘목을 심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남부 짜빈성 정부, 현지 사회적기업 ‘맹그러브(MangLub)’와 맹그로브 숲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7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총 300헥타르(ha), 축구장 420개 규모에 해당하는 맹그로브 숲을 복원할 계획이다. 묘목 식수와 관리에는 현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고용 창출과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맹그로브는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열대우림보다 최대 5배 이상 높다.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하며 해안 침식 방지 등 생태적 가치가 크다. 하지만 최근 수십 년간 관광 개발과 양식업 등으로 절반 이상이 훼손돼 복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피지 등 동남아 지역에서 총 236ha 규모의 맹그로브 복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금까지 약 91만그루의 맹그로브 나무를 심었다. 사업비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기부로 조성한 ‘1% 행복나눔기금’으로 충당해 사회적 가치 창출의 의미를 더했다. 이런 노력으로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환경부장관 표창을, 2021년에는 베트남 짜빈성 인민위원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LG화학 임직원들이 여수 대경도 앞바다에서 잘피 2만주 추가이식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 LG화학
LG화학 임직원들이 여수 대경도 앞바다에서 잘피 2만주 추가이식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 LG화학

LG화학은 국내 여수 앞바다에서 ‘잘피’ 서식지 복원을 통해 블루카본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땡스카본’과 함께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2023년 5만주, 2024년 2만주 등 총 7만주의 잘피를 여수 대경도 인근 해역에 이식했다. 잘피 서식지는 1년 만에 약 2.8ha(헥타르) 늘어나 총 45.5ha까지 확대됐으며, 이는 축구장 4개 면적에 해당한다.

잘피는 맹그로브와 염습지와 함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공식 인증한 3대 해양 탄소흡수원 중 하나다. 육상 식생보다 탄소 흡수 속도가 50배 빠르고 저장 능력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터링 결과, 복원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역시 뚜렷하게 증가해 130종 이상의 대형저서동물이 관찰됐다.

LG화학 CSR팀은 “잘피 서식지가 해양 생태계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계 변화와 복원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