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이 의료, 바이오,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엑사원 패스 2.0 성능비교. / LG
엑사원 패스 2.0 성능비교. / LG

LG AI연구원은 9일 차세대 정밀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고해상도 병리 이미지(WSI)와 유전체 정보(DNA·RNA 등 멀티오믹스)를 통합 분석해 유전자 변이 예측, 암 조기 진단, 예후 예측, 신약 타깃 식별 등에 활용된다.

LG에 따르면 엑사원 패스 2.0은 기존 유전자 검사에 2주 이상 소요되던 분석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고가의 유전체 분석 없이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유전자 활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폐암·대장암 특화 모델도 함께 공개돼 진단 정확도 향상과 불필요한 검사 감소가 기대된다.

LG는 정밀의료 AI 실증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 황태현 교수팀과 협력했다. 양측은 병리 이미지, 유전체, 치료 반응 데이터 등을 통합 분석하는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다. 기존 기술개발 → 임상 적용 방식에서 벗어나, 임상 현장의 문제를 AI로 직접 해결하는 ‘현장 피드백 기반 설계’ 방식이 특징이다.

LG는 바이오와 AI 융합을 미래 전략기술로 보고, 생태계 확대도 추진 중이다. 미국 비영리기관 잭슨랩과는 알츠하이머 AI를, 서울대 백민경 교수팀과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산업용 AI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약 100개 물질 특성을 학습해 기능성 화장품 성분 탐색 시간을 기존 1년 10개월에서 하루로 단축했다. 실험 기반 R&D를 AI 탐색 기반으로 전환하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처럼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응용 AI는 내부 개념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계열사와 협력해 온디바이스 AI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약 4만5000명의 사무직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AI ‘챗엑사원’도 고도화되고 있다.

한편 LG는 7월 중 개최되는 ‘AI 토크콘서트 2025’에서 차기 모델 ‘엑사원 4.0’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파운데이션 모델과 추론형 엑사원 딥을 통합한 첫 모델로, 초거대 AI의 다기능화 구현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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