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반기 첫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집값 과열 현상 함께 급증한 가계대출이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금통위는 10일 오전 한은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집값 추가 상승 기대를 자극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은이 지난달 말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16.1% 상승했다. 비수도권 지역 상승률이 1.7% 그친 것과 비교된다. 

집값 상승에 따라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수준인 116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만에 5조1000억원 늘어 지난해 9월(+6조1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8월까지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는 이번 동결 결정 이후 집값 안정세를 지켜본 뒤 추가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정부와 금융당국이 발표한 새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이달부터 적용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효과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따른 미국과의 금리차,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집행 상황 등도 변수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8월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0.2%) 한데 이어 0%대 연간 성장률이 전망되는 만큼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도 높아진 상황이어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에 대한 높은 하방 위험을 감안할 때 올해 2월, 5월 인하 이후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2차 추경에 따른 재정정책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 유력한 8월에 추가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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