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현재 별개의 플랫폼으로 다루고 있는 PC 운영체제(OS)인 ‘크롬OS’와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를 궁극적으로는 통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안드로이드가 될 ‘안드로이드 16’에서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함께 태블릿 폼팩터에서의 활용을 높이는 데스크톱 모드와 태스크바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구글의 플랫폼 통합 전략이 현실화되면 안드로이드가 단순한 모바일 OS를 넘어 크롬OS의 역할을 흡수한 범용 OS로 진화하게 된다.

크롬OS를 탑재한 에이수스 익스퍼트북 CX54 크롬북 플러스 / 권용만 기자
크롬OS를 탑재한 에이수스 익스퍼트북 CX54 크롬북 플러스 / 권용만 기자

사미르 사마트(Sameer Samat)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은 IT매체인 테크레이더(Techradar)와의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는 크롬OS와 안드로이드를 싱글 플랫폼으로 통합할 예정이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터뷰에서는 양 플랫폼이 통합되는 정확한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목표는 안드로이드 기반 디바이스와 스마트 워치 등과의 더 나은 통합을 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개최된 구글 연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에서도 이런 전략을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차기 안드로이드 버전이 될 ‘안드로이드 16’은 몇 년만에 나타난 큰 디자인 변화로 표현된 ‘머티리얼 3 익스프레시브(Material 3 Expressive)’가 적용되며, 태블릿 PC나 폴더블 디바이스 등에서의 생산성 강화를 위한 데스크톱 윈도 관리 기능 등이 도입될 것으로도 알려진 바 있다. 이러한 데스크톱 윈도 관리 기능은 삼성 갤럭시 디바이스의 ‘DeX’ 등에서도 제공됐지만, 운영체제 차원에서의 지원으로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도 보인다.

안드로이드에서의 데스크톱 윈도 관리 기능이 강화되면서 사용성 측면에서 크롬OS와 안드로이드 간 사용 경험 차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웹 중심의 크롬OS 환경과 모바일 중심의 안드로이드를 통합하면, 구글은 여러 기기에서 작동하는 통합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롬OS는 표준 리눅스 배포판과 유사한 기술 구성에 구글의 관리를 받고, 안드로이드 앱이나 리눅스 앱의 실행도 가능하다. 또한 ‘크롬OS 플렉스’는 직접 안드로이드 앱의 실행이 지원되지는 않지만 대안 기술들이 있다. 안드로이드 또한 리눅스용 앱을 실행하기 위한 기능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두 플랫폼이 통합될 때도 크롬OS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통합의 움직임은 애플의 맥OS와 아이패드OS 간에도 찾아볼 수 있다. 이미 맥 제품군과 아이패드 프로 제품군은 같은 계열 칩을 사용해 동등한 성능을 확보하고 있고, 운영체제가 핵심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최신 아이패드OS 26에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맥OS 등 일반적인 PC용 운영체제와 유사한 창 모드 지원 윈도 관리 시스템이나 백그라운드 작업 지원 등이 추가되면서 이전 세대 대비 작업성을 크게 높인 바 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