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이용자 3명 중 1명은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불 붙으면 통신사 전환(번호이동)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23일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7월 11~15일까지 전국 14~64세 휴대폰 사용자 3187명 대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로 보조금 경쟁이 활발해질 경우'를 전제로 했을 때 통신사 전환의향은 32%로 조사됐다.
통신사별로는 알뜰폰 이용자가 36%를 차지하며 가장 많이 이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3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 이용자가 33%로 가장 많았으며 SK텔레콤은 32%, KT가 29%를 차지했다.
구입 예정 시점별 전환의향 차이도 있었다. 올 하반기 구입예정자의 47%, 내년 하반기 구입예정자의 41%가 통신사를 바꿀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입 시기가 가까울수록 전환의향이 높았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구입예정자가 단말기 구입 방식으로 '통신사 약정폰'(47%)을 '자급제'(38%)보다 많이 꼽은 것도 지원금에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통신사 전환 의향은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크게 높아졌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직후 1차 조사(5월 13~14일)에서 28%의 사용자가 통신사 전환을 희망했다.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조사에서는 17%에 불과했다. 2차 조사(6월 13~16일)에서도 28%를 유지했으나 3차 조사에서는 25%로 조금 낮아졌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발생 전 전환의향이 10~11%로 타사에 비해 현저히 낮았지만 사태 발생 직후 단숨에 3배(34%)가 됐다. 2차 조사에서는 31%로 3차 조사에서는 25%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으나 해킹 사태 전에 비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다. 타사 대비 압도적 우위를 다 잃고 KT(22%), LG유플러스(26%)와 별 차이가 없는 평균 수준이 됐다.
‘7월 22일 단통법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알고 있다'와 '몰랐다'라고 답한 이들이각각 50%로 팽팽하게 갈렸다. 폐지의 타당성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52%로 가장 많았으나 '찬성'이 42%였다. '반대'는 6%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 응답을 제외하면 찬성 비율이 88%로 반대(12%)를 압도했다.
단통법 폐지의 기대 요소(복수응답)로는 ▲'단말기 가격 인하'(47%) ▲'보조금 경쟁 확대'(42%)를 많이 꼽았다. 반면 우려 요소로는 ▲'비싼 요금제 가입 유도'(38%) ▲'소비자 간 불공정 심화'(31%)가 많이 지적됐다. ▲'통신사 요금제가 오를 것' ▲'휴대폰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전망은 각각 20%대로 비교적 낮았다. 소비자 다수가 어떤 방식으로든 '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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