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CEO)가 인공지능(AI)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직 내 AI 확산을 위해 본인이 직접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전 구성원 소통행사인 'AX 토크콘서트'에서 AI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X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LG전자
조주완 LG전자 CEO가 전 구성원 소통행사인 'AX 토크콘서트'에서 AI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X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LG전자

조주완 대표는 최근 개최된 사내 행사 ‘AX 토크콘서트’에서 “이제는 AX(인공지능 전환) 속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라며 “AI를 빠르게 확산하기 위해 스스로 ‘최고확산책임자(Chief Diffusion Officer)’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AI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히 업무 방식의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기업 내 ‘일의 본질’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직 전체가 AI 흐름 위에서 지속적인 변화와 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미 ‘완전히 디지털화된 LG전자’를 AX 비전으로 내세우고, 2~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지털 전환(DX)이 단위 업무를 최적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AX는 이 단위 업무를 통합한 전체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LG는 이를 통해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 ‘찾다(CHATDA)’다. 기존에 3~5일이 걸리던 데이터 탐색 시간을 약 30분으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이나 문화권에 적합한 제품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인도에선 냉장고 사용 패턴을 분석해 자주 문을 여는 특성을 반영해 식품 신선도 유지를 위한 온도 조절 기능을 추가했다. 브라질에선 ‘소량급속 코스’를 전면에 배치한 세탁기 제품을 출시했다. 세탁 빈도는 잦고 세탁량은 적다는 현지 고객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AI는 제품 개발뿐 아니라 판매 현장에도 도입되고 있다. LG전자는 고객 요구에 맞는 제품을 안내하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판매 매니저의 상담 역량을 높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내 AI 플랫폼 ‘엘지니(LGenie)’도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엘지니는 2018년 단순 업무를 처리하는 사내 챗봇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AI 기반 업무 에이전트로 진화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등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이 결합돼 있다. 이를 통해 문서 요약, 통번역, 코드 분석, 아이디어 생성 등 실무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엘지니는 월 70만건 이상의 업무 상호작용을 처리하고 있다. 71개 언어를 지원하는 통역 기능은 월 1200시간 이상 사용되고 있다. 문서 번역 기능은 월 12만건 이상이다.

LG전자는 향후 엘지니 기능을 공통업무 지원을 넘어 영업, 마케팅, 공급망관리(SCM)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구현하는 ‘스마트 파트너’로 엘지니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