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아 주요 은행과 저축은행, 공적 금융기관들이 이색 예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에 ‘특판 예금’ 경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각 금융사는 단순히 금리 숫자를 앞세우는 것을 넘어 소비자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맞춤형 설계’를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다.
2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대표 지수인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연동예금(ELD) ‘25-5호’를 출시했다. 만기 1년 상품으로, 지수의 등락 범위에 따라 세 가지 수익구간을 설정해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익률은 개인 기준 연 1.5~5.0% 수준이며, 만기 유지 시 원금과 약정 이자를 보장한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한 구조다. 전국 영업점은 물론 인터넷·모바일뱅킹, 올원뱅크 앱에서도 가입할 수 있어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 모집기간은 오는 5일까지.
SBI저축은행은 생활밀착형 콘셉트로 소비자 일상을 공략했다. ‘사이다뱅크 커피적금’은 월 10만원씩 적립하면 이자와 함께 커피 쿠폰 2매를 제공하는 저축 상품이다. 지난달 7일 출시된 1차 판매는 단 하루 만에 1만좌가 모두 소진되며 높은 호응을 입증했다. 2차 판매는 1일부터 시작했으며, 사이다뱅크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만 판매된다. 금리보다는 실생활 혜택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에게 적중한 상품이라는 평가다.
공공 부문도 금융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매일 이자 파킹통장’을 선보인다. 기존 파킹통장이 월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던 것과 달리, 이 상품은 하루만 예치해도 일복리 방식으로 매일 이자가 붙는다. 기본 연 1.6% 금리에 우대금리 0.4%포인트(p)를 더하면 최대 연 2.0% 세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000원 이상 기부 시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기부금은 희귀질환 환우 지원에 사용된다. 공공성과 수익성, 편의성을 아우른 구성이다. 갤럭시S25 울트라 1TB, 금 1돈,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도 마련됐다.
지역 기반 광주은행은 외화예금 수요에 주목했다. ‘TenTen명중 특판 외화정기예금’은 광주에서 열리는 2025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를 기념해 출시됐다. 6개월 또는 12개월 중 선택 가능하며, 미화 기준 최대 연 4.24% 금리를 제공한다. 비대면 가입 시 우대금리와 환율·송금 수수료 감면 혜택도 제공된다.
달러 자산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실질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기념해 출시한 상품인 만큼 고객 관심도와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웰컴저축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웰컴 외국인 올인원통장’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유입출금 통장으로, 예치금 300만원 이하에는 연 3.0%, 초과분엔 연 0.5% 금리를 적용한다.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발생하며, 외국인등록증을 보유한 고객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외국인 계좌 개설이 창구 방문에 한정됐던 것에 비하면 큰 진전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도 안정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전용 상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