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와 맞물려 국내 주요 은행들이 이색 이벤트를 쏟아내며 고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해외주식 투자에 나선 투자자에게 파격적인 환율 우대를, MZ세대에겐 네이버웹툰 쿠키를,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엔 네이버페이 포인트까지 내걸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넘어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은행들의 전략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5일부터 ‘신한 Value-up 글로벌주식 외화예금’ 가입자 전원에게 환율 100% 우대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1인당 미국 달러 월 30만달러까지 환전 시 스프레드 전액을 우대해 주는 파격적 조건이다. 10월 15일까지 진행한다.
이 예금은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계좌를 연계해 해외주식 매매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환전은 11개 통화로 가능하고 해외송금 수수료 50% 우대와 자동이체(매매) 기능도 갖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주식투자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여름휴가 시즌을 겨냥해 ‘환전하고 놀랫’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모바일 앱 ‘신한 SOL뱅크’에서 환전을 신청하고 외화를 수령하면 룰렛 경품 추첨에 참여할 수 있다. 선착순 3000명에겐 ▲요아정 2만원 모바일 쿠폰 ▲스타벅스·메가커피 아메리카노 ▲마이신한포인트 1000포인트 등을 지급하고 ‘SOL트래블 라운지’에서 외화를 수령하면 추가로 포인트 3만원이 추첨 지급된다. 이 라운지는 서울역, 잠실 등 핵심 거점 6곳에서 무인 운영된다.
우리은행은 12월 31일까지 DC형 퇴직연금 유치 확대를 위해 ‘DC 우리로 넘어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규 가입자 중 300만원 이상 납입 시 네이버페이 1만포인트, 1000만원 이상 2만포인트, 5000만원 이상은 3만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기존 IRP(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물론, 신규 가입자도 대상이다. 이벤트는 선착순으로 분기별로 운영된다.
iM뱅크는 네이버웹툰과 제휴해 전 고객을 대상으로 ‘iM뱅크가 쿠키 대신 구워 드려요!’ 이벤트를 펼친다. 네이버웹툰 쿠키는 네이버웹툰, 시리즈의 웹툰, 장르 소설, 단행본 등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필요한 전용 결제수단이다. 참여자 전원에게 네이버웹툰 쿠키를 제공하고 카카오톡 공유로 최대 100개, 신규 앱 로그인 시 최대 900개까지 랜덤 쿠키가 제공된다.
업계에선 MZ세대와 글로벌 투자자의 금융 소비 성향이 달라지고 은행권도 단순한 예금·대출 상품을 넘어 생활 속 혜택과 경험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환율 우대·포인트 지급·웹툰 쿠키 등 각종 콘텐츠를 결합한 서비스들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고객은 ‘혜택 중심의 금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은행들이 실질적인 금리보다 경험가치와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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