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율 1%포인트 향상은 연간 약 2000억원의 영업손익 효과로 이어집니다. AI 생산 체계 도입으로 원샷으로 수율 개선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AI 실장은 5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AX 온라인 세미나'에서 제조 단계에서 인공지능(AI) 전환 혁신의 효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AI 실장이 5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AX 온라인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AI 실장이 5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AX 온라인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개발·제조·사무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AX(AI Transformation)’를 확대하며 생산성 혁신에 나섰다. OLED 제조 전 공정에 AI 생산체계를 도입하고, 국가대표급 AI 모델 ‘엑사원(EXAONE)’과 결합해 설계·품질·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설계 부문에서는 ‘엣지(Edge) 설계 AI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이형 디스플레이 패널 외곽부 보상 패턴 설계 기간을 기존 3~4주에서 8시간으로 줄였다. 

이희동 설계AI 팀장은 “AI 기반 설계 자동화와 최적화를 통해 이형 디스플레이와 얇은 베젤 디스플레이의 설계 및 성능 평가가 동시에 가능한 AI 모델을 개발했다"며 "기존 3~4주 소요된 작업을 8시간으로 줄여 업무 효율성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학 설계에도 AI를 적용해 5일 이상 걸리던 작업을 하루 미만으로 단축했다.

제조 부문은 AI 생산 체계를 통해 불량 원인 감지·분석·대책 제안을 원샷으로 수행한다. 이영주 제조AI 실장은 “AI가 불량을 즉시 감지하고 원인을 분석한 후 정확한 대책을 엔지니어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를 통해 원샷으로 수율 개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AI 어시스턴트 '하이디'의 자동 통역 서비스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AI 어시스턴트 '하이디'의 자동 통역 서비스 / LG디스플레이

사무·개인 업무 영역에서는 자체 개발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를 적용했다. 메일·회의록 요약, 다국어 통역, 사내 지식검색 등을 지원한다. 하이디 서치는 200만건의 사내 문서를 학습해 최적 답변과 출처를 제공한다. 보고서·PPT 초안 작성 기능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디와 하이디 서치의 기반이 되는 LLM은 LG AI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엑사원’을 활용한다. 엑사원은 그룹 차원에서 내재화된 대규모 언어 모델이다. 외부 접속 없이 사내망에서만 동작해 보안 안정성이 높다. 

김도연 EA팀 책임은 “하이디 서치는 4.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고, 문서 작성 등 다양한 전사 시스템에 적용돼 있다”고 말했다. 안보슬 R&D DX팀 책임은 “하이디 서치는 LG그룹 내 최초로 시도한 사내용 생성형 AI”라며 “다른 계열사에도 해당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주 실장은 올해 OLED 공정 내 AI 도입으로 약 2000억원, 하이디 개발로 연간 100억원 수준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냐는 질문에는 “사람을 다 대체하는 건 아니며, 사람이 하는 반복적인 작업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지 않은 작업을 대체하는 것”이라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이고 노하우가 필요한 업무는 사람이 지속 수행한다”고 말했다.

산업용으로 쓰이는 '피지컬 AI'의 공장 적용 계획에 이희동 팀장은 “적용 동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디스플레이 업계는 나노미터 단위에서 섬세한 대응이 요구되기 때문에 로봇 등 디지털 AI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엑사원 활용 현황과 관련해 김도연 책임은 “현재 전사 AI 서비스에 엑사원 4.0을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모델의 추가 도입 가능성에는 "보안 검토 후 성능 비교를 거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주 실장은 중국 제조사와의 AI 경쟁력 격차와 관련해선 “AI 기술을 각 제조 특성과 결합해 활용하는 능력과 충분한 데이터 확보·활용 역량이 핵심인데 자사는 이 분야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희동 팀장은 이형에 이은 정형 패널 AI 적용 계획에는 “다른 패널 설계 AI도 연구 중이며 적용되는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