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한국은행을 찾아 이창용 한은 총재와 만났다. 지난달 21일 구 부총리 취임 이후 보름 만에 성사된 자리로,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 등에 협력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구 부총리는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이 총재는 한은이 ‘싱크댕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규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면담에 앞서 구 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악수하는 모습./한재희 기자 
규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면담에 앞서 구 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악수하는 모습./한재희 기자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오전 9시 반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예정된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잠재성장률 하락 등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이는 우리 경제 실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협업을 해야 한다”며 “기재부는 될 만한 핵심 아이템을 찾아서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잠재성장률을 구성하는 노동생산성도 올라가고 자본투입도 늘고 기술도 향상될 것으로 본다”며 “한국경제 재도약을 통한 한국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 무조건 해야 한다고 본다”며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회 모두말씀을 통해 구 부총리는 “정부에 있을 때는 화장한 얼굴만 봤다는 것을 현장을 다녀보며 느꼈다”며 ”공직을 떠나 컨설팅을 하며 다시 가보니, 그제야 민낯을 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위에서 내려보는 시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의 스케일도 지나치게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식의 접근은 정책이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예컨대 AI 자동차, SIC 반도체처럼 구체적인 아이템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재정과 세제, 인력, 규제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필요한 인력이 있다면 해외 인재도 데려오고, 국내 인력도 집중 투입해 성과를 내야 대한민국 경제가 브레이크스루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국 경제 구조개혁에 한국은행이 ‘싱크탱크’로서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구조조정 관련해서 뭘 하자고 하면, 이익 보는 쪽은 ‘잘했다’고 하고 손해 보는 쪽은 ‘왜 금리 얘기는 안 하고 이러냐’며 반발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처음엔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점차 싱크탱크 역할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제일 큰 수요처는 기재부일 테니,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관세 협정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8월 금융통화위원회 통방을 앞두고 큰 부담을 덜었다”며 “관세가 통방 전에 잘못 처리됐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뻔했는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어려운 시점에 어려운 결정을 해주셨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1% 성장 가능성을 묻는 말에 “최선을 다해서 성장률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또 부총리와 한은총재, 금융당국 수장이 한데 모여 거시경제 정책 등을 논의하는 이른바 ‘F4’ 회의 정례화와 관련해서는 이와 관련해 부총리는 “소통을 강화하고 원팀이 되는 쪽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