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8’을 앞세워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Xaelth)’ 인수를 계기로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병원 의료정보와 연동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장 상무가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센서에 대해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장 상무가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센서에 대해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갤럭시 워치8 헬스케어 간담회’에서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장(상무)은 “일상에서 얻는 라이프로그와 병원 데이터를 결합하면 실질적 건강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센서 정확도와 데이터 신뢰성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인수한 젤스는 2016년 미국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에서 분사한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현재 미국 내 500여개 병원과 협업 중이며, 당뇨·임신·수술 등 분야의 70여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삼성전자는 젤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갤럭시 워치 등에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병원 시스템과 연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정밀하고 개인화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상무는 “해당 서비스가 의료 현장에서 실질적 도구로 작동하려면 센서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고품질 건강 가이드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젤스 인수는 현재 마무리 단계이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수립 중”이라며 “향후 확정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삼성 헬스’ 앱을 중심으로 갤럭시 워치 기반의 건강 예방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병원·의료진·연구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주·유럽·중남미 등 글로벌 의과대학 및 병원과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 상무는 “스타트업과 대학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협업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웨어러블 기기의 의료기기 전환 흐름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케어밴드’는 갤럭시 워치8뿐 아니라 애플 워치10과도 연동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다만 심박수 측정 등 일부 기능에 대한 정확도 논란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최 상무는 “피부 밀착 상태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센서 성능뿐 아니라 착용 편의성도 함께 고려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운동 모드에 따라 알고리즘이 달라지는 만큼 사용자가 적절한 모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갤럭시 워치8에는 세계 최초로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이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워치에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적용해 5초 만에 체내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 상무는 “해당 기능은 5년간의 연구 끝에 구현됐다”며 “1년 내 상용화 가능한 기술뿐 아니라, 2~5년 뒤 적용 가능한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과의 기술 차별화 전략도 밝혔다. 그는 “중국 업체들은 저전력 MCU(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을 활용해 배터리 수명은 길지만 센서 성능은 떨어지는 편이다”라며 “삼성전자는 고정밀 생체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