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 IT 업계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 보안, 인증 등 핵심 인프라 전반에서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양자컴퓨팅 기업 노르마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협약은 양자컴퓨터를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양자 알고리즘을 설계·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형 양자컴퓨팅(QaaS) 구축이 목표다.
이원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양자컴퓨팅 결합으로 복잡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안 분야에서도 양자 기반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글로벌 양자보안 기업 BTQ테크놀로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QBits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 보안용 양자통신 네트워크(QCN)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QCN에는 BTQ의 초저전력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구조인 ‘CASH 아키텍처’가 적용된다. 이 구조는 QCN 환경에서도 초당 100만회 이상의 PQC 연산을 가능하게 한다.
최영석 BTQ 부대표는 “1조7000억달러(약 2361조원) 규모의 디지털 자산 시장에 새로운 보안 체계를 제시하겠다”며 "양자 보안 인프라는 디지털 자산 보관 체계의 근본적 진화를 뜻한다"고 말했다.
인증 기술 분야에서도 양자 시대 대비가 한창이다. IT 보안·인증 플랫폼 기업 라온시큐어는 '양자내성암호(PQC) 기반 키패드 암호화 방법 및 시스템' 특허를 등록했다. 특허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표준으로 채택한 모듈 격자 기반 키 캡슐화 구조(ML-KEM)의 PQC 키 교환 방식과 키패드 랜덤화 기술을 결합해 화면 캡처, 메모리 해킹, 키 입력 추적 등 기존 공격 기법에 대한 방어력을 향상시켰다.
라온시큐어는 모바일 가상 키패드 솔루션 '터치엔 엠트랜스키'와 전자서명 솔루션 '키샵와이어리스', '키샵비즈'에 PQC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를 완료했다. 또한 한국형 양자내성암호(KpqC)와 미국 NIST PQC 표준 알고리즘을 모두 지원하는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이정아 라온시큐어 대표는 "보안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양자내성암호 기술 중심의 보안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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