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우리 삶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국내 AI 기업들의 활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AI 2025' 기획에서는 국내 주요 AI 기업을 선정해 각 사가 추구하는 차별화된 전략과 핵심 가치를 조명한다. 혁신을 이끄는 주역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 AI 산업의 현재를 짚고, 미래를 전망한다. [편집자 주]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모델을 중심으로 반도체, 데이터, 서비스까지 풀스택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 부사장과 조동연 이노베이티브모델 담당 부사장은 IT조선과 만나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으로 최근 선정됐다. 사업자는 6개월 단위 경쟁을 거쳐 최종 2팀에 들어야 한다.
드림팀 구성…AI 밸류체인 전 영역 장악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등이 합류해 있다. 이들은 AI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요소를 전 영역에서 채운다. 하드웨어 인프라 층은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와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이 담당한다.
김태윤 부사장은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대형 모델 개발 노하우도 충분히 보유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영역에서는 셀렉트스타의 전문성과 SK텔레콤 에이닷의 1000만 사용자 기반이 핵심이다. 김 부사장은 “셀렉트스타는 고품질 데이터 분야에 차별점이 있습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사용자 데이터가 모델 개선에 직접 활용된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서비스 확산은 크래프톤(게임), 포티투닷(모빌리티), 라이너(검색) 등 참여사가 맡는다. 조동연 부사장은 “크래프톤에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의 AI 연구 인력이 있다”며 “이런 협력이 SK텔레콤 컨소시엄의 차별화 요소다”라고 말했다.
8년 축적 기술력과 통신사업 시너지
SK텔레콤은 2018년부터 축적해온 AI 기술력과 통신사업과의 융합을 무기로 내세운다. 조 부사장은 “LLM(거대언어모델)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발전시켜 A.X 3.1, A.X 4.0까지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프롬 스크래치 개발과 오픈소스 활용을 모두 경험했다. 조 부사장은 “오픈소스도 결국 추가 학습과 고도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업과 AI 융합도 차별화 요소다. 그는 “현재는 텍스트 기반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옴니모달 모델로 발전할 것”이라며 “통화 요약이나 회의 요약을 넘어 이용자가 전화를 받지 않을 때 대신 응답하는 AI 에이전트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수준 대형 모델 개발 목표
김 부사장은 “국내 오픈소스 모델보다 한 단계 큰 모델을 만들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문가 혼합(MoE) 기법을 핵심 기술로 도입한다. 모델 일부만 활성화해 학습과 서빙을 진행해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공략은 B2C와 B2B를 동시에 노린다. 그는 “거대언어모델은 산업 전반에서 활용도가 높다”며 “SK그룹 내 반도체, 에너지, 화학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6개월 단위 평가를 앞두고 SK텔레콤은 실용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김 부사장은 “벤치마크 성적과 실제 서비스 만족도는 별개의 문제다”라며 “이용자가 ‘쓸 만하다’고 평가하는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사업”이라며 “사회적 책임과 산업적 효과를 고려한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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