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5년형 TV와 모니터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생성형 AI ‘코파일럿’을 탑재한다. 빅스비에 이어 코파일럿을 적용해 삼성 AI 스크린의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반면 스마트폰에는 갤럭시 S24부터 구글 ‘제미나이’를 적용하며 TV와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28일 2025년형 마이크로RGB, 네오 QLED, OLED, 더 프레임 프로, 더 프레임, QLED TV와 2025년형 M7·M8·M9 모니터 등 AI 스크린 제품에 MS 코파일럿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TV와 모니터에 적용되는 코파일럿은 음성 기반 상호작용을 통해 ▲콘텐츠 관련 정보 제공 ▲대화형 학습 지원 ▲일상 대화를 통한 위로와 공감 등을 지원한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2024년 2월 출시된 갤럭시 S24를 기점으로 빅스비의 비중을 줄이고 구글 제미나이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제미나이 보급 확대를 원하는 구글과 플랫폼 수익을 추구하는 MX사업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실제로 구글은 삼성전자에 기기당 고정 수익과 광고 수익 일부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제품군별 특성에 맞는 생성형 AI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밀접히 연결된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개인화·대화형·모바일 친화 AI에 특화된 제미나이가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TV와 모니터에는 PC·클라우드 연동성이 강점인 코파일럿이 콘텐츠 탐색, 추천, 요약 등 자연어 질의 처리에 유리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TV와 스마트폰의 기술적 차이를 인정하고, 모든 기기에 같은 AI를 적용하기보다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채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라며 “이는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위해 TV와 스마트폰에 다양한 생성형 AI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VD사업부는 코파일럿 탑재에 이어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오픈 파트너십을 통해 AI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MX사업부도 2026년 초 출시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퍼플렉시티를 기본 AI 검색 옵션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AI 서비스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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