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 500여명에 가까운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는 소식에 일본 언론도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행여 일본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계 기업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현지시각) "미국 행정부 단속이 아시아계 등 외자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에서 경계감이 강해질 듯하다"고 우려했다.
닛케이는 미국은 애초에 제조업 노동력이 부족해 외국 기업이 새로운 공장을 지으려면 일부 외부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표 기업이 급하게 미국 진출을 서둘렀고,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는 것.
닛케이는 "양국 간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외국 기업 노동자에게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아 현지에서 바로 고용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가 별로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매우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을 전하며 "한미 양국은 8월 정상회담을 했고 한국은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경제 협력 기운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자는 3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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