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400선을 넘어서며 4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상승일로는 10거래일 연속이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50억원 유지, 반도체 업황 호조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11.77포인트(0.35%) 오른 3407.31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2일 기록한 기존 사상 최고치(3395.54)를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열흘 연속 상승한 것은 2019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코스닥도 852.69로 마감하며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도 외국인이 주역이었다. 외국인은 2670억원을 순매수했다. 9월 들어서 순매수한 규모만 4조9238억원에 이른다. 반면 기관은 1376억원, 개인도 1376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미국풍 반도체 업황 호조가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12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11% 오르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테슬라 7.36%, 마이크로소프트 1.77%, 애플 1.76%, 엔비디아 0.37% 등 기술주 대부분이 상승했다.
이 같은 훈풍에 국내 반도체 대형주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52주 신고가(7만7600원)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는 사상 최고점(34만1500원)을 다시 한번 찍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1.46% 오른 7만6500원, SK하이닉스는 0.76% 상승한 33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정책적 효과도 컸다. 이날 장 시작 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해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현행대로 ‘종목당 5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7월 말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보유액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놓았으나 거센 비판 속에 50억원으로 유지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 시가총액 상위 종목(20개)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0.19%), KB금융(0.25%), 신한지주(0.87%), 삼성물산(7.05%), 삼성생명(0.44%) 등 6개 종목은 상승했으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0%), HD현대중공업(-2.25%), 현대차(-3.80%), 기아(-3.97%) 등 11개 종목은 하락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합이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도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이 50억원으로 확정되면서 배당소득 분리 과세율도 35%에서 25%로 인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며 “AI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우려가 해소되고 랜드, 레거시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대통령이 신사업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 모르는 경계감, 10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기술적 과매수 등이 겹치면서 추가 상승보단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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