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선보인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가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무인 계산 수요 감소와 현지 경쟁이 격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이 영국에서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 프레시' 사업을 철수한다. / 아마존
아마존이 영국에서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 프레시' 사업을 철수한다. / 아마존

23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이 영국 내 아마존 프레시 매장 19개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아마존은 250여명의 직원들과 폐쇄 시점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폐쇄가 확정된 매장 중 5곳은 아마존이 소유한 유기농 식료품 소매 체인 홀푸드 마켓으로 전환된다.

아마존은 지난 2016년 소비자가 물건을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을 공개했다. 이후 이 기술이 적용된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와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 프레시’ 등을 선보였다.

영국에는 지난 2021년 런던 서부 이링에 첫 아마존 프레시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매출이 저조한 매장 3곳을 폐쇄했으며 기존 영국 매장 확대 계획도 철회했다.

영국 가디언은 사업 철수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비접촉 쇼핑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현지 식료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점도 원인 중 하나다. FT는 “아마존이 영국 내 모든 프레시 매장을 폐점하기로 결정한 것은 ‘테스코(Tesco)’와 ‘세인즈버리(Sainsbury’s)’ 등 기존 대형 식료품 유통 업체들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마존은 온라인 식료품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날 영국 식료품 체인 모리슨스와 아이슬란드, 배달 플랫폼 고퍼프 등과 제휴를 맺고 영국 프라임 회원 대상 식료품 선택지와 배송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온라인 배송 분야의 매우 큰 성장 기회를 고려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존 봄프리 아마존 영국 법인장은 “아마존은 영국에서 계속 혁신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