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저가 TV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시니어 맞춤형 신제품을 출시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가격은 높이지 않으면서, 중국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라이프스타일 TV 제품군을 확대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상통화 추가 등 시니어 친화적 설계
백선필 TV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25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라이프스타일 TV 신제품 설명회’에서 시니어 맞춤형 TV ‘LG 이지 TV’ 출시 전략을 소개했다.
백 상무는 “서비스센터에 접수된 시니어 고객의 TV 관련 문의 중 70% 이상이 단순 조작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해 시니어 맞춤형 TV를 개발하게 됐다”며 “TV를 시작으로 모바일이나 노트북 등 가전 전반으로 맞춤형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LG전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전용 리모컨과 기본 장착 카메라를 탑재해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영상 통화·복약 알림 등 생활 편의 기능도 추가해 시니어 친화적으로 설계했다. 시니어 고객이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리모컨 역시 전면 재설계했다.
특히 TV에서 영상 통화가 가능한 ‘LG 버디’ 기능은 일반 TV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백 상무는 “이동형 스크린 스탠바이미에도 LG 버디를 적용할 것이며 향후 국내 일반 TV에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니어 TV는 중국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셀프 사진관 브랜드 ‘포토이즘’과 협업한 사진 보정 기능이나 카카오톡 전용 서비스 같은 기능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LCD 기반으로 가격 합리적 책정…추후 서구권 진출 검토
LG 이지 TV는 프리미엄 LCD TV인 ‘LG QNED 에보’가 기반이다. 주력 모델인 OLED TV 대신 LCD를 채택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기존 QNED TV 국내 출하가가 75인치 기준 300만~400만원대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라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국내 출하가는 65인치 276만9000원, 75인치 386만9000원이다.
LG전자는 우선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한 뒤, 시니어층이 많은 일본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으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백 상무는 “북미에는 약 3000만명이 가입한 시니어 협회 AARP가 있다”며 “AARP 사이트에서 시니어 제품이 합리적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보다 먼저 시니어 시장이 발전한 일본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 비중이 높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판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신 노령 인구가 많은 북미, 일본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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