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울 광화문·명동 등 국내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을 무대로 치열한 디지털 사이니지 수주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글로벌 기업·스포츠 구단과 손잡고 초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내며 전쟁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위치한 '도요타(TOYOTA)' 매장에 스마트 사이니지를 공급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위치한 '도요타(TOYOTA)' 매장에 스마트 사이니지를 공급했다. / 삼성전자

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사이니지 시장은 2029년 12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수량 기준 38.8% 점유율로 1위를 달성하며 17년 연속 세계 1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도요타와 협력해 40개국 1250개 전시장에 스마트 사이니지 약 2만3000대를 공급했다고 9월 29일 밝혔다. 리셉션·상담 부스·고객 라운지 등에서 차량 이미지와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며 전시장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원격 관리 솔루션 ‘매직인포(MagicINFO)’를 통해 효율적 매장 운영을 지원하고, 북미 현대차그룹 디자인센터와 루시드 모터스 디자인 스튜디오에도 마이크로 LED ‘더 월(The Wall)’을 공급하며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명동 신세계백화점, 광화문 KT 사옥 외벽 등에 초대형 사이니지를 설치하며 도심 랜드마크 구축에 나섰다.

정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자동차 전시장을 디지털화하는 글로벌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디지털 사이니지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고객과 시장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스페인 프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에 공급한 경기장 최상단 및 관중석 중앙 초대형 리본보드와 스코어보드 등 디지털 사이니지 / LG전자
LG전자가 스페인 프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에 공급한 경기장 최상단 및 관중석 중앙 초대형 리본보드와 스코어보드 등 디지털 사이니지 / LG전자

LG전자는 스페인 프로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에 초대형 리본보드를 설치하고 경기장 주요 구역에 총 3000㎡ 이상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급했다. LG전자가 설치한 사이니지는 고층·곡면 설치가 가능한 메쉬 LED 디스플레이와 에너지 효율을 강화한 제품으로 스포츠 팬들에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LG전자는 글로벌 약 200개 국가에서 초대형 스타디움부터 소규모 연습장까지 다양한 스포츠 시설에 사이니지를 공급하며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스페인 프로축구 경기장의 80% 이상에 사이니지를 공급했다. 영국 웸블리·트위크넘 스타디움, 독일·미국 등 글로벌 스포츠 시설까지 시장을 확장했다.

원격 관리, 맞춤형 콘텐츠 배포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운영·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모은 ‘LG 비즈니스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의 편리함과 B2B 고객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어지는 광고효과까지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코리아나호텔, 명동 교원 내외빌딩, 동아미디어센터 등 도심 핵심 상권에 대형 사이니지를 구축하며 B2B 사업 비중 확대를 꾀하고 있다

TV·가전 중심의 B2C 성장세 둔화를 보완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디지털 사이니지가 주목받으면서 양사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 VXT’, ‘LG DOOH Ads’ 플랫폼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관리·광고 송출 생태계도 강화 중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