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전된 기술 중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최근 3년간 73% 급증했다. 기술이전율도 2022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출연연의 기술 사업화 구조에 근본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2개 출연연의 ‘미활용 기술’은 ▲2021년 398건에서 ▲2024년 689건으로 73% 늘었다. 반면 ‘활용 준비 중’ 기술은 같은 기간 3244건에서 2544건으로, 상용화 성공 건수는 640건에서 431건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간 기술이전율은 ▲2021년 64.5% ▲2022년 72.7%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36.8%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의 원인으로 전담인력 부족과 짧은 근속연수가 지적된다. 최근 5년간 22개 출연연의 전담인력은 평균 150명 수준에 머물렀고 기관별 편차도 컸다. ETRI는 34명, KIST는 9명,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2.5명 수준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약 4년으로, 미국 공공연구소의 10년 이상에 비해 짧다. 잦은 보직 순환으로 전문성 축적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정헌 의원은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과 시장 수요 간 미스매칭으로 사업화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며 “전담인력의 불균형과 짧은 근무 기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총괄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을 출범해 수요·공급 미스매칭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5년간 비위행위 453건 적발
- [단독] 국가 연구기관 10년간 해킹 시도 2776건…“SKT·KT는 빙산의 일각”
- “제2의 국정자원 화재 발생 위험”… 정부 “조속히 보완조치” [국감2025]
- 늘어나는 디지털 취약계층…정부 지원은 제자리
- 이정헌 “로보락 개인정보 무단수집…보안인증 강화해야” [국감2025]
- “구글 실제 매출 11조원인데 세금 겨우 172억”… 글로벌 기업 법인세 회피 도마 위 [국감2025]
- 中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 3조원…한국은 ‘100분의 1’ 수준 [국감2025]
- 이정헌 의원, 과학기술·자율주행 상용화 촉진법 등 7개 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