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산업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누적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급증하고, 글로벌 기초화장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의약품과 화장품이 나란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보건산업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누적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내 보건산업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누적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5년 3분기 누적 보건산업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208억1000만달러(30조500억원)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85억달러) 대비 23억달러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체 산업 수출 증가율(2.2%)을 웃도는 성적이다.

품목별로는 화장품이 전년 대비 15.4% 성장한 85억달러, 의약품은 15.1% 성장한 78억8000만달러, 의료기기는 3.3% 증가해 4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의약품과 화장품은 모두 역대 3분기 누적 기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의약품 분야는 바이오의약품과 조제용 의약품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전체 의약품 수출의 63%를 차지하는 바이오의약품은 49억4000만달러로 19.3% 급증했다. 특히 미국(46.6%), 스위스(132.3%), 네덜란드(471.2%)에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의료기기 부문은 초음파 영상진단기가 전년 대비 14.6% 성장한 6억7000만달러를, 전기식 의료기기 역시 16.7% 증가한 4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초음파 영상진단기는 미국(18.0%), 중국(25.7%), 인도(23.9%) 등에서 수요가 확대됐고, 아랍에미리트에선 10배 이상(1052%) 급증했다. 반면 임플란트는 중국·미국 수출 부진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화장품은 기초·색조·세정용 제품류가 모두 선전하며 85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초화장품의 경우 전년 대비 14.8% 성장한 6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14.7%), 홍콩(34.2%), 폴란드(107.6%) 순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다만 중국은 11.5% 감소했다.

색조화장품의 경우 전년 대비 17.9% 성장한 1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가 별로는 일본과 미국, 프랑스에서 수요가 늘었다.

이병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장은 “3분기 누적 수출 200억달러 돌파는 우리 보건산업의 수출 기반이 견고해졌다는 방증”이라며 “대외정세 불안 요인이 완화된다면 연말까지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나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통상환경과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