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최근 러닝타임이 긴 드라마에 금방 싫증을 내는 시청자에 맞춰 롱폼(러닝타임 40분 이상) 콘텐츠에만 연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숏폼(러닝타임 10분 이내)과 미드폼(러닝타임 10~40분)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 니즈 충족을 위해 애쓸 방침이다.

에릭 슈라이어(가운데) 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텔레비전 전략 부문 사장이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말하고 있다. / 김광연 기자
에릭 슈라이어(가운데) 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텔레비전 전략 부문 사장이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말하고 있다. / 김광연 기자

디즈니플러스는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현재 콘텐츠 포맷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에릭 슈라이어 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텔레비전 전략 부문 사장은 이날 “지금은 짧고 몰입도 높은 포맷 30분 내외의 드라마가 각광받고 있다”며 “사람들이 휴대폰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집중력이 짧아졌다. 60~70분짜리 에피소드 대신 짧고 밀도 높은 에피소드 구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는 조금씩 더 짧아지고 있다. 기존에 에피소드가 1회당 60분에서 70분이었다면 더 짧게 제작하려고 한다”며 “시청자들을 집중적으로 붙잡아두기 힘들다. 결국 좋은 스토리와 캐릭터가 동반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통합 마케팅 및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도 “아시아에서는 특히 디지털 소비 패턴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분 내외의 세로형 드라마처럼 ‘초단편 포맷’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미드폼·언스크립티드·뮤직·라이프스타일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앞으로 제대로 된 짧은 콘텐츠 생산 양산을 위해 창작자들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슈라이어 사장은 “15분 쇼, 7분짜리 드라마 시리즈를 만드는 게 어떨지 다양한 접근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어떤 포맷으로 드라마를 만들지 창작자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모토에 발맞춰 디즈니플러스는 미드폼 콘텐츠를 이미 한국에도 내놨다. 8월 22일 시작해 올 연말까지 이어가는 예능 ‘주간오락장: 한 주 동안 열리는 예능 종합 놀이터’를 통해 시청자 유입을 기대한다. 주간오락장은 서로 다른 포맷과 콘셉트의 다섯 가지 예능 타이틀을 요일별 고정 편성으로 즐길 수 있다. 1편당 25~30분 길이로 진행된다.

디즈니플러스의 이러한 행보는 이미 올해 2월 매주 한 편씩 총 5편을 차례로 공개하는 ‘일일 예능’을 내놓은 넷플릭스를 의식한 움직임이다.

홍콩=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